올들어 시가총액 1위 종목이 2위 종목과 격차를 벌리는 업종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위 기업이 실적 개선 또는 사업 경쟁력 강화·다각화 등에 힘입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되며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은 지난 11일 장 중 22만 8,500원으로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편의점 시총 1위 BGF리테일은 올해 들어 10.54% 올라 12일 기준 시총 3조 8,975억원으로 같은 기간 0.25% 하락한 2위 GS리테일(007070)과 시총 격차를 7,867억원으로 벌렸다.
편의점은 대형마트를 위협하는 쿠팡, 위메프 등 온라인 유통 채널 확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고 1~2인 가구 증가 등에 힘입어 성장세 지속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매장에서 50~100미터 이내 위치에 브랜드 구분 없이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신규 출점 수요가 작은 상위 기업인 BGF리테일, GS리테일의 수혜가 기대된다. 그러나 GS리테일은 ‘랄라블라’ 브랜드를 앞세운 헬스앤뷰티스토어 사업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25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올해도 부진이 예상돼 전체 실적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진협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비편의점 부문이 부담이 되는 경쟁사와 다르게 순수한 편의점이라는 강점이 경쟁사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편의점 업계 재편에 따른 가치 재평가도 경쟁사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BGF리테일의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9만원으로 높였다.
화장품 업종 1위 LG생활건강(051900)은 올 들어 30.06%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12일 기준 시총 22조 3,652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9위에 올라 있다. ‘사드(THAAD·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에도 고급 브랜드 ‘후’, ‘숨’ 등을 앞세워 중국 현지와 면세점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올해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올 들어 4.06% 상승에 그치며 LG생활건강과의 시총 격차가 9조 6,213억원으로 벌어졌다. 연간 영업이익은 2016년 8,481억원에서 지난해 4,819억원으로 급감했고 1·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전년 동기 대비 9.62% 감소한 2,132억원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사업에서 비중이 높았던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에뛰드 등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4·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정유업종에서는 SK이노베이션(096770)이 올해 3.06%의 상승률로 같은 기간 5.73% 하락한 2위 S-Oil(010950)과의 격차를 벌렸다. S-Oil의 2018년도 보통주 기준 결산배당금이 전년 대비 급감한 150원에 그친 ‘배당 쇼크’가 올해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배당 성향이 전년보다 증가했고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전기차 배터리사업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