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방송된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연출 최행호, 김지우)는 ‘신비한 배우 사전’ 특집으로 경험 많고 사연 많은 배우 변우민, 강기영, 이현진, 정이랑이 출연해 토크의 장을 활짝 열었으며, 여기에 스페셜MC 허경환이 유쾌한 입담을 뽐내며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브라운관에 오랜만에 등장한 변우민은 “드디어 ‘라디오 스타’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게 될 변우민입니다”라며 부픈 설렘을 드러내는 것을 시작으로 토크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변우민은 스무 살 가까이 나는 아내와의 나이 차이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말문을 연 변우민은 “이상한 소리가 참 많은데, 종지부를 찍겠다. 어떤 방송에서 팽현숙이 자기 딸이 내 아내와 나이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와전이 됐다”고 전했다.
MC들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아내와의 나이 차이에 대해 궁금해하자 변우민은 “정확히 19살 차이”라고 정색했다. 사람들이 당황하자 변우민은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만 아내도 늙는데, 자꾸 나이 차이만 부각되더라. 이제 제발 이걸로 나이 차이에 대한 이런 이야기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장모님도 저보다 훨씬 많다. 10살이 넘는다. 11살 반 정도 넘는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MC 윤종신과 인연이 깊은 변우민은 “김건모와 같이 살던 당시 윤종신과 참 많이 만났다. 둘이 술을 마시게 되면 내가 술을 못 마시니 술자리가 끝나고 내가 차로 종신이를 데려다줬다. 그리고 집에 오면 늘 아침 7시였다.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차 안에서 둘이서 3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라며 당시의 수다를 회상했다.
변우민은 “너무 신기한 게 지금 윤종신이 하는 모든 행동이 그때 차 안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이다. 당시 종신이가 앞으로 프로듀서를 할 거고 기획사도 할 거라고 했었다. 그래서 윤종신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저 얘기 20~30년 전에 했던 건데’ 싶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이 밖에 변우민은 드라마 ‘아내의 유혹’ 속 유명한 거지 짤로 광고대상을 받았던 일화부터 총 맞는 연기를 하기 위해 의학 공부를 한 사연, 때아닌 유연성까지 뽐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곧 있으면 장가가는 강기영”이라며 시작부터 사랑꾼 냄새를 폴폴 풍긴 강기영은 자신의 인터뷰 기사 댓글을 보고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히며 “질투하는 사람이 없고 응원하는 댓글이 많았다. 나의 연애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거 같더라. 내가 하이틴 스타는 아닌 것 같아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3년간의 교제 끝에 결혼하게 된 강기영은 첫 만남을 회상하며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제가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말을 나누다가 먼저 내 허벅지 사이로 손을 넣더라. 나도 거부감이 없었다. 그래서 손을 잡았다. 테이블 밑에서는 요동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됐다”고 첫 만남 러브스토리를 전했다.
광고 모델로 데뷔한 강기영은 출연 광고만 약 100편이 넘는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30만 원부터 시작해 1000만 원까지 받을 정도로 광고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강기영은 이후 너무 많은 광고를 찍어 신선함이 사라지면서 몸 값이 하락하게 됐다고 밝히며 눈길을 끌었다.
무명 시절 공황 장애를 겪었다고 털어놓은 강기영은 “학교동기가 내가 한창 광고할 때 드라마 단역으로 출연한다며 우쭐댔다. 그때 맨날 한숨만 쉬다 보니 과호흡이 왔고, 과호흡 때문에 협심증까지 왔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이라이트는 예비신부를 위한 세레나데였다. 아직 프러포즈를 못했다는 강기영은 자신이 작사하고 지인이 작곡한 노래 ‘계절’을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달달하게 만들었다. 영상편지로 마음을 전한 강기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사랑을 노래해 현장의 공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현진은 “신인은 아니고 10년째 배우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KY캐슬’에서 조선생 역으로 사랑을 받았던 이현진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김주영을 향한 조선생의 마음에 대해 “드라마에서 보면 김주영은 악한 캐릭터인데, 조선생이 이를 보필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자가 됐든 인간적으로 됐든 조선생은 김주영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고, 실제로 감독님이 ‘멜로의 눈빛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많이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현진은 10년째 라이징 스타인 이유를 ‘연애’ 탓이라고 밝히며 셀프 디스를 시전했다. 과거 사랑에 올인하며 작품에 소홀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 이에 김구라는 “안되는 데 이유가 있네! 전형적인 망하는 코스야!”라며 팩트 폭격을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김수현과 데뷔 동기인 이현진은 과거 그와 함께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같이 출연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시 주인공은 김수현이 아닌 이현진이었고, “이현진이 김수현보다 인기가 많았다는 댓글이 있다더라”라는 MC들의 말에 “사실 따지기가 그렇다. 당시엔 도긴개긴이었다. 김수현과 같이 홍대를 가도 사람들이 저희 둘 다 못 알아보셨다”고 밝혔다.
“뭘 시킬지 몰라서 바지 입고 왔다”며 초반부터 방송에 대한 의욕을 드러낸 정이랑은 영화 ‘아저씨’ 속 김희원 성대모사를 시작으로 친구 엄마 성대모사, ‘SNL코리아’에서 보여주었던 차진 욕들과 김구라가 강력추천한 ‘인간 주꾸미’까지 다양한 개인기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정명옥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한 정이랑은 그 이유에 대해 “파리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거기서 만난 민박집 언니가 갑자기 ‘이름이 마음에 드냐. 빨리 바꿨으면 좋겠다. 애한테 해 갈까봐 그런다’고 말하더라”며 “찝찝한 기분으로 한국에 왔는데, 그 이후 아이가 아플 때마다 신경이 쓰였다. 죄책감이 들어서 바꿨는데, 그래도 애가 아플 때는 아프더라”고 말했다.
원래 꿈이 배우였다고 고백한 정이랑은 “놀면 뭐하냐 싶어 소속사에 양해 구하고 프로필을 돌리러 돌아다녔다. 그러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제작 정보를 입수하게 됐고, 기회를 잡고 싶어서 무작정 봉준호 감독을 찾아갔다”고 전했다.
천신만고 끝에 봉준호 감독과 만나게 된 정이랑은 “봉준호 감독에게 눈물을 머금고 간절하게 ‘기회를 잡고 싶다. 개그맨이라는 선입견으로 보지 말고 진정으로 잘할 자신 있다’고 말했고 이후 오디션 연락이 왔다”며 “연습을 해서 오디션을 봤는데 떨어졌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도전한 나한테 잘 했다 싶었다”고 말했다.
입담과 개인기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전한 정이랑은 ‘배우의 무게를 내려놓는 노래’로 쿨의 ‘애상’을 부르며 현장의 흥을 돋웠다.
이번 ‘라디오스타’는 토크 어벤져스의 활약으로 안방극장에 강력한 웃음을 선사하며 시청률 역시 동시간대 2위를 기록했다. 2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1부가 5.1%를, 2부가 5.2%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은 5.8% (24:25-26)를 기록했다.
한편, ‘라디오스타’는 MC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시켜 진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독보적 토크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