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만대 규모로 20년 가까이 정체된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최근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중국 제조사 ‘하우주’의 약진이다. 하우주는 지난 2003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판매 기준 1위를 놓치지 않은 바이크 제조사다. 국내에서는 종합무역회사인 다빈월드가 독점 수입하고 있다. 국내 바이크 업체인 대림오토바이와 KR모터스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대리점 유통 등의 형식으로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우주’ 브랜드로 판매되는 물량이 지난해 5,000대에서 올해는 7,0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OEM 물량까지 합치면 2만5,000여대에 달한다. 국내시장 전체의 4분의1을 하우주가 차지한 셈이다.
그럼에도 하우주 바이크의 특징과 품질 등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고재희(사진) 다빈월드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기술적으로는 이제 우리가 하우주에 배우는 입장”이라고 단언했다. 일례로 하우주가 2017년 완공한 자체 연구개발(R&D)센터는 중국 정부 이륜차 인증기관도 없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아예 하우주 R&D센터를 이륜차 인증기관으로 선정했을 정도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하우주 R&D센터에 견학을 가는가 하면 국내 일부 자동차학과 등과도 산학협력을 맺고 있다.
종합무역회사를 운영하면서 바이크, 관련 액세서리 등의 수입사업을 30년 넘게 이어온 고 대표는 “수입 바이크는 대부분 바이크를 먼저 들여오고 수개월 후 부품을 들여오지만 하우주는 신제품과 부품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전국에 8시간 이내에 부품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하우주 엔지니어 3명이 국내로 파견돼 일주일씩 전국 판매점 교육도 실시한다.
하우주는 이미 전 세계 판매량이 3,400만대를 넘어섰고 중국에서만 연간 200만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 중국 공안용 모터사이클 납품업체이기도 하다. 거대한 시장을 기반으로 막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 출신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대거 영입했고 꾸준한 품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하우주의 주력모델은 VR125·USR125·DR300이다. 특히 DR300은 하우주 자체 생산 바이크 중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시되는 쿼터급인 만큼 기대가 크다.
고 대표는 앞으로도 하우주의 강점인 품질·가격을 내세워 ‘국내시장 1위’를 겨냥할 방침이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에 맞춰 전기스쿠터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국내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하우주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기대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