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울릉도

지증왕 13년인 512년 신라의 이사부 장군이 배를 타고 우산국(于山國)에 상륙했다. 이사부는 72.9㎢에 불과한 이 작은 섬을 손쉽게 정벌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바다와 험준한 산악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예상외의 거센 반발에 고심하던 이사부는 번뜩 떠오른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섬에 맹수 한 마리 없다는 것을 알고 나무로 사자상을 만들어 불을 뿜어대는 무력시위를 한 것. ‘항복하지 않으면 이 맹수를 놓아서 죽이리라’는 엄포까지 놓자 섬 주민들이 항복하고 만다. 사자에도 놀란 판인데 입에서 불까지 토해내니 기겁을 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우산국은 신라에 귀속된다.


지금의 울릉도가 기록상에 처음 등장하는 이야기다. 고려 건국 초까지만 해도 수백 명이 거주했으나 여진족의 침입과 왜구의 노략질로 황폐화되자 현종 때부터 거의 사람이 살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 왕조가 들어서면서 육지 사람들이 다시 섬을 기웃거렸지만 태종 이후 공도정책 실시로 무인도로 변했다. 이 틈을 타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자 숙종 때인 1622년 어부 안용복 등이 나서 일본을 굴복시킨 후 관리를 파견해 조선 영토임을 확인했다.

관련기사



울릉도에 공식적으로 주민 이주가 본격화된 것은 고종 19년인 1882년. 섬들을 개발하라는 ‘개척령’이 내려지면서 섬 이민이 장려됐다. 이후 1900년 강원도로, 1906년에 경상남도로 편입됐다가 1914년 경상북도에 귀속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랫동안 인적이 뜸했던 만큼 울릉도는 자연이 잘 보존돼 있어 천혜의 관광지로 꼽힌다. 특히 화산섬으로 이뤄진 특이한 절경이 일품이다. 봉래폭포와 촉대암·삼선암·만물상 등 기암괴석에다 천연식물도 다양하다.

문제는 접근성. 서울에서 출발하면 동해나 포항 등으로 버스를 타고 갔다가 다시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7~8시간이나 걸리고 풍랑이라도 불면 사나흘간 오도 가도 못하기 일쑤다. 6년 뒤에는 이런 불편함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가 울릉공항 건설사업비(6,600억여원)을 확보해 3일께 사업 발주를 한다는 소식이다. 2025년 5월 사동항 부근에 활주로 1개와 여객터미널이 들어선다고 한다. 50인승 이하의 소형 항공기가 취항하는데 1시간이면 서울에서 울릉도에 닿을 수 있다니 기대된다. 예정대로 울릉 하늘길이 열려 더 많은 국민이 울릉도의 비경을 즐기고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임석훈 논설위원

임석훈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