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구업계 ‘투톱’인 영실업과 손오공(066910)이 성수기인 어린이날 시즌을 맞아 ‘로봇 완구’로 정면 대결을 벌인다. 로봇 완구는 전통적으로 국내 완구 업계의 격전지로 꼽힌다. 추석·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선물 수요가 많은 시즌인 만큼 이번 어린이날이 국내 양대 완구업체의 ‘1차 대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6단 합체 ‘또봇V’와 전통의 ‘카봇’…승자는=영실업은 지난달 25일 ‘또봇V 슈퍼드릴러’를 출시했다. 지난 3월 공개한 로봇 ‘또봇 마스터V’와 결합해 ‘4단 합체’를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또봇 마스터V는 로켓·스피드·몬스터가 합쳐진 3단 합체 로봇이다.
영실업이 올해 또봇V 완구에서 핵심 콘셉트로 잡은 건 ‘우주최강 마스터V’라는 이름의 ‘6단 합체 로봇’이다. 이를 위해 오는 6월에는 ‘파워트레인’, 7월에는 ‘소닉스텔스’를 내놓으며 6단 합체 로봇을 완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상욱 영실업 대표는 2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또봇 마스터V는 출시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완구 판매 순위에서 3~5위권에 들고 있다”며 “지난 주에 슈퍼드릴러도 내놓았고 이후에도 ‘6단 합체 로봇’ 중 나머지 두 기도 출시할 계획인 만큼 또봇V를 전략 완구로 밀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오공은 2014년 처음 공개한 ‘카봇’ 캐릭터를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4년 12월부터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펜타스톰’에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이다. 펜타스톰은 본체인 ‘스톰’이 4종의 자동차와 결합하는 5단 합체 로봇으로 시중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손오공 측은 지난달 말 홈플러스 완구 판매 순위에서 카봇의 ‘펜타스톰’과 ‘K-캅스’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고무된 모습이다.
손오공은 카봇의 ‘미디어 파워’에 힘입어 어린이날에 승기를 잡고 간다는 복안이다. 지난달 4월부터 ‘헬로 카봇 7 유니버스’가 공중파를 탄 게 호재다. 지난해 8월 카봇 첫 극장판인 ‘극장판 헬로 카봇: 백악기시대’에 이어 지난 1월 ‘극장판 헬로 카봇: 옴파로스 섬의 비밀’까지 개봉하며 스크린에도 캐릭터 노출도를 높이고 있다. 카봇을 기획하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의 관계자는 “카봇은 2014년 공개된 이후 강력한 미디어 파워를 구축해왔다”며 “카봇이 꾸준히 높은 판매 실적을 거둔 데엔 지난 5년간 카봇이 쌓아온 캐릭터의 영향이 크다”고 소개했다.
◇‘60주년 바비’에 마케팅 전력 쏟는 손오공=여아 완구에서는 손오공의 ‘바비’가 눈에 띤다. 손오공은 바비 60주년을 맞아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You Can Be Anything)’라는 콘셉트를 살린 ‘60주년 베스트셀러 커리어 바비’ 4종을 2일 내놓았다. 소방관·우주비행사·뉴스 앵커·대통령 후보로 구성된 이 완구는 지난 60년간 전 세계 여아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손오공은 오는 7일까지 전국 토이저러스 매장에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김종완 손오공 대표는 “팝업스토어에서 20~30대 여성도 많이 찾아서 매우 놀랐다”며 “바비가 지난 60년간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는 아이콘이었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빠샤메카드’와 ‘베이블레이드’ 등 중저가 완구에서도 격전이 예상된다.
손오공은 지난 3월 터닝메카드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빠샤메카드’를 앞두고 같은 이름의 완구를 출시했다. 기존 터닝메카드 완구와 달리 분리파츠(몸체와 카드를 결합하면 떨어져 나가면서 카드에 부착되는 부위)가 추가된 게 특징이다. 손오공 관계자는 “지난달 홈플러스 완구 판매 순위에서 빠샤메카드의 ‘레전드 에반’이 5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실업도 지난 4월 베이블레이드 신작인 ‘에이스 드래곤 참’ 등 베이 4종을 유통하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에이스 드래곤 참은 국내 완구 판매 순위에서 꾸준히 1~3위에 랭크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또봇V와 함께 어린이날에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