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액면분할 1년...애타는 투자자]'무거워진' 삼성전자...거래규모 되레 줄었다

'국민주로 거래 활성화' 기대 달리

하루 평균 거래대금 1,000억 감소

주식총수 60억주로 과도하게 급증 탓

분할 기준가 5.3만원 한번도 못 넘어

하반기 실적개선땐 반전 계기 될수도




지난해 삼성전자(005930)가 50대1 비율로 주식분할(액면분할)을 한 후 1년 동안 거래 규모는 예상과 달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분할 기준 가격인 5만3,000원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한 주당 200만원을 훌쩍 넘는 ‘황제주’에서 5만원이면 살 수 있는 ‘국민주’로 변신하며 거래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반도체 업황 악화에다 상장 주식 수가 무려 60억주에 이를 정도로 불어난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액면분할 뒤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5월4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256억원으로 액면분할 전 1년 동안인 6,188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25만주에서 1,161만주로 수치상으로는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액면분할이 가격은 그대로면서 주식 수만 변동되는 것임을 고려해 계산하면 실제 거래량 변화는 1,250만주(25만주×50)에서 역시 뒷걸음질쳤다. 액면분할 직후인 지난해 5월 하루 거래대금이 3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하기도 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을 뿐이다.


거래 침체의 근본 원인은 주가가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액면분할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는 11% 넘게 하락했다. 좀처럼 4만원대를 넘지 못한다고 해서 투자자 사이에서 ‘4만 전자’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지난해 말과 올 초에는 한동안 4만원선을 밑돌기도 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부진과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삼성전자를 사들인 개인들은 2017년 말부터 1년 사이에 15만8,000명에서 78만8,000명으로 급증했지만 이득보다는 손실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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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액면분할로 주식 수가 과도하게 늘어난 삼성전자가 ‘무거워진’ 것이 유동성을 감소시키고 결국 주가를 부진에 빠트린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현재 삼성전자의 상장주식 총수는 59억6,978만2,550주로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1위인데 2위인 한화생명(8억6,853만)과 비교하면 7배가량이나 많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액면분할 직후 국내외 기관들이 (삼성전자의) 주식 수가 너무 많아져 덜어내다 보니 대량 매물이 쏟아진 것이 주가 부진의 시작”이라며 “향후 주가나 거래 전망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규정이 허용한 최대 수준인 50대1로 분할 비율을 정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은 만큼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수요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며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이외 전 사업 부문에 걸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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