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누출을 둘러싼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 간의 공방이 맞소송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이 지난달 30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및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양측 간 다툼이 연일 격화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입장자료에서 “경쟁사가 비신사적이고 근거도 없이 SK이노베이션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엄중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LG화학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양사는 배터리 개발기술 및 생산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어 경쟁사의 기술이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며 “따라서 경쟁사가 주장하는 형태인 빼 오기 식으로 인력을 채용한 적이 없고 모두 자발적으로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유출과 관련해서는 “해외 업체의 NCM622를 구매해 사용하는 LG화학과 달리 SK이노베이션은 국내 파트너와 양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며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NCM622 기술을 양산에 적용하고 2016년 세계 최초로 NCM811 기술개발 및 이를 2018년 양산에 적용한 것은 이러한 기술 연구개발에 따른 성과”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외 배터리 업계 중 유일하게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한 만큼 기술 유출을 시도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생산 공정방식에 대해서는 “전극을 쌓아 붙여 접는 방식인 LG화학과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전극을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접착공정을 없애 생산단계가 줄어 성능과 마진에서 경쟁사에 비해 기술적 우위를 갖춘 것”이라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업계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동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에 이런 식의 경쟁사 깎아 내리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가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G화학은 2일 입장자료를 통해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하는 일이며 후발업체가 손쉽게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어떤 기업도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소송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 바 있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