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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천식 진료인원 44.4만명...5년새 2.6만명↑

전체 171만→142만명 감소와 대조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로 우선 치료를

효과 좋지만 "불편·어색" 36%만 사용

“천식에는 흡입형 스테로이드제가 먹는 약(경구형)보다 치료 효과가 빠르고 우수하며 전신적 부작용이 적습니다. 국내외 천식 가이드라인이 가능하면 모든 천식 단계에서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먹는 약에 비해) 불편하거나 어색하다거나 사용방법이 어렵다는 이유로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는 환자가 많다. 또 일시적 증상완화를 이유로 흡입제 사용을 중단했다가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적극적이고 꾸준한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부에 염증·상처가 생기면 연고를 바르듯이 ‘기관지 염증’인 천식에는 흡입형 치료제를 뿌려주는 게 좋다는 것이다. 흡입제로는 기관지 염증을 조절하는 스테로이드제와 기관지확장제 두 가지가 있다. 천식은 만성질환이므로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는 기관지 염증이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장기간, 매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용량 또는 흡입 횟수를 늘려 상태를 조절 수 있다. 흡입제의 양을 늘려도 증상이 회복되지 않거나, 흡입제 사용이 어려울 경우 먹는 치료제를 추가로 사용해 치료 목표를 달성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흡입형 치료제 처방률이 36%에 불과하고 먹는 약 처방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5차 천식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천식 환자에게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는 비율은 36.6%로 싱가포르(88%), 대만(55%), 인도(44%)를 크게 밑돌았다.

최 교수는 “조기에 치료하면 금방 좋아질 수 있는 천식을 방치해 만성질환으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오랫동안 천식을 앓으면 염증에 의한 손상·회복이 반복되면서 기도 상피가 손상되고 기관지 벽이 두꺼워지는 등 기도에 세포성·구조적 변화, 즉 개형(改形)이 일어나 약을 써도 호전되지 않을 수 있다”며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천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014년 171만여명에서 지난해 약 142만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60세 이상 진료인원만은 같은 기간 41.8만명(24%)에서 44.4만명(31%)으로 증가했다. 9세 이하 어린이는 10세 단위 환자가 제일 많았지만 진료인원은 58.5만명(34%)에서 39.6만명(28%)으로 줄었다. 성별로는 지난해 여자 진료인원이 77.3만여명으로 남자(64.5만명)의 1.2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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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천식은 집먼지진드기·꽃가루·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이, 노인 천식은 흡연·대기오염·노령에 따른 폐기능 감소 등이 주된 원인이다. 소아 천식을 방치하면 기관지 조직 변형이 생겨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 기능저하, 성장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 반응 때문에 숨길인 기도(氣道) 점막이 부어 오르고 막혀 호흡곤란·기침·천명(쌕쌕거리는 거친 숨소리) 증상이 반복적·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알레르기 체질과 주위의 천식유발 인자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면역체계에 혼란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정두현 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팀에 따르면 외부에서 천식 등을 유발하는 물질이 들어오거나 암세포가 생겼을 때 수지상세포가 이를 인지해 면역세포(T·B세포 등)에 알람 신호를 보내는 등 면역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지상세포가 폐로 들어오면 집먼지 진드기·꽃가루 등 매우 심각한 물질이 아닌데도 과도한 면역염증반응을 일으켜 천식을 유발한다. 이 때 XCL1 단백질이 수지상세포의 폐 이동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단백질을 억제하는 항체치료제 등을 개발하면 천식을 완화·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식은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아동과 노인의 경우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천식 악화에 더 취약하므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 바깥 활동을 줄이고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천식 환자라면 매년 가을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65세 이상 노인은 폐렴구균 백신을 맞는 게 좋다.

손경희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천식 증상 호소율이 낮은 편이므로 기침이 1개월 이상 오래 가거나 감기가 잘 낫지 않으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며 “천식을 방치하면 기도가 좁아지고 경련이 일어나 심각한 호흡곤란이 발생하므로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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