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북핵특별위원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에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에서 출발해 국토 종심을 거치는 일정이라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경부선·호남선’ 투쟁 때는 전국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정부 규탄대회를 열었다면 이번 국토대장정에서는 마을회관·시장·대학 등을 찾아 지역 민심의 말단까지 깊숙이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부산을 대장정의 시작점으로 택한 이유로는 ‘흔들리는 부산·경남(PK) 민심’이 지목된다. 전통적인 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렸던 PK 지역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현 여권의 영향력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황 대표가 내년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PK 민심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 대표가 원외투쟁을 이끄는 동안 국회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대여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 대표가 “나는 원외에 있다. (국회로) 복귀할 게 없다. 이 정부의 폭정에 대해 원내외 투쟁을 같이하겠다”고 5일 언급한 것은 당이 원내외에서 대여투쟁을 병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온실 속 화초 이미지에서도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황 대표는 최근 광주에서 일부 시민이 던진 생수통에 물세례를 받으면서,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물리적 충돌 국면에서 앞장서면서 각각 원외·원내에서 보수 지지층을 향해 존재감을 과시했다”며 “한국당의 대여투쟁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