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을 뽑는 엠넷 ‘프로듀스(이하 프듀)’ 시리즈의 시즌4 격인 ‘프로듀스 X(엑스) 101’이 지난 3일 베일을 벗었다. 지난 2016년 시즌1의 아이오아이(I.O.I)를 시작으로 워너원, 아이즈원까지 ‘프듀’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아이돌이 나왔던 만큼 이번 시즌에서도 국민 아이돌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출연자의 인성 및 과거 문제와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한 후 솔로 및 개별 활동을 하면서 떨어지는 인기 등은 한계점으로 남아있다.
‘프듀’는 각 소속사 연습생 및 개인 연습생 중에서 아이돌 데뷔를 꿈꾸는 101명이 국민 프로듀서들 앞에서 자신의 끼를 발산하며 결국 데뷔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데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대를 거치며 등급이 매겨지고 탈락하는 연습생도 속출한다.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를 거쳐 마지막으로 선발된 최종 11명은 이후 일정 기간 동안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게 된다. CJ ENM과 최종 데뷔 멤버의 소속사들이 활동 수익을 일정 비율의 지분을 나눠 갖는 시스템이다.
이번 시즌은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더 글로벌해졌다. 지난 시즌에서 최하위 등급인 F등급 대신 X등급이 신설됐다. X등급은 받은 연습생은 트레이닝 센터에 아예 입소하지 못하게 해 연습생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시즌을 통틀어 처음으로 전세계 실시간 동시 중계도 시작했다. 1회의 경우 국내 및 아시아 12개 지역 등을 제외하고도 유튜브 및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40만 시청자들이 동시 시청했다. 연출을 맡은 안준영 PD는 지난달 30일 제작발표회에서 “K팝이 전 세계에서 계속 영향력을 끼쳤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이번에 탄생하는 그룹은 꼭 빌보드에서 많은 활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11번째 멤버를 뽑는 룰이 변경됐다. 마지막 11번째 멤버는 최종 순위 발표식에서 11위가 아닌 총 4번의 투표를 합산한 누적 투표수가 가장 많은 연습생으로 선정된다. 프로그램 초반 투표 비중을 높여 시청자들을 첫 방송부터 적극적으로 투표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1시부터 방송된 ‘프듀X’ 첫 회 시청률은 유료가구 기준 1.4%로 집계됐다. 시즌2 첫 회 시청률 1.6%보단 낮지만, 시즌3 때 기록(1.1%)보다는 높은 출발이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문제로 항상 지적되는 출연진 인성 및 과거사 논란이 첫 회부터 불거졌다. 첫 방송 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 윤서빈이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소속사에서도 방출되고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한 것이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 윤서빈은 학창 시절 술과 담배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올라왔으며, 동급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괴롭혔다는 제보도 나왔다. 안 PD가 “3번의 미팅 기간을 가졌다. 연습생에게 2번 물어보고 소속사를 통해 또 물어봤다”고 말한 것이 무색할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노래를 잘하고 춤을 잘 추는 것 위주에 집중했다면 점점 방송에서 연예인과 연습생의 인성 및 도덕성 잣대가 엄격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그룹인 만큼 함께 했을 때 큰 인기를 얻은 것과 달리 멤버들이 솔로나 개별 팀 활동에 나섰을 때는 그만큼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아이오아이 출신 청하는 솔로로 안정적으로 안착했지만 전소미는 아직 데뷔하지도 못했으며, 그룹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아이오아이 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활동했던 워너원 역시 배진영, 김재환, 윤지성 등이 솔로로 활동하고 있지만 역시 워너원 때 구가했던 만큼의 인기는 아니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즌에서는 최종 데뷔그룹과의 데뷔 기간을 5년으로 늘렸다. 김용범 엠넷 전략콘텐츠사업부장은 “워너원도 전 세계적으로 K팝 열풍이 부는 가운데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며 ”해외 팬들은 그룹을 일생에서 한 번밖에 못 보게 되는데 탄생 이후 글로벌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