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이 오만의 여성 작가 조카 알하르티(40)에게 돌아갔다. 아랍어로 쓴 작품이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되기는 처음이다.
가디언과 AFP통신에 따르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선정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알하르티의 수상 사실을 전하면서 수상작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매력적이며 시적인 통찰력으로 과도기 사회 및 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정위원장인 역사가 베터니 휴스는 “노예 가정이 최악의 빈곤에서 새로운 부를 일구기까지 서로 다른 모양의 삶과 사랑·상실을 통해 이 사회에 대해 배우게 된다”며 소설이 “방 안에서 시작해 세계에서 끝난다”고 말했다.
알하르티는 이번 수상작인 ‘천체(Celestial Bodies)’에서 오만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노예를 소유하는 식의 전통적인 사회가 점차 변화하는 것을 겪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식민지 시대 이후 오만 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줬다. 세 자매는 각각 부유한 가문으로 시집을 가고 억지로 결혼을 했거나 캐나다로 이주한 한 남성을 기다리는 처지로 나타난다.
알하르티는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 후 “풍부한 아랍 문화로 가는 창이 열려 감격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알하르티는 5만파운드(약 7,600만원)의 상금을 자신의 이 작품을 영어로 옮긴 미국인 번역가 메릴린 부스와 절반씩 나누게 된다.
한편 지난 2016년에는 한강이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로 이 상을 받았다. 맨부커상은 영국 등 영연방 국가의 작가에게 주는 상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상으로 나뉘어 수여된다./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