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김상조 "기업 지배구조 개선, 경기 어렵다고 후퇴할 수 없다"

23일 공정위-15개 중견그룹 CEO 간담회

김상조 "일감 몰아주기, 더 이상 용납 안돼"

카카오 "구글·페북은 규제 제외" 역차별 호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계 11~34위 그룹 중 15개 그룹의 전문경영인들과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계 11~34위 그룹 중 15개 그룹의 전문경영인들과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의 핵심 과제인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경기가 다소 어렵다고 해서 후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5개 중견그룹 전문경영인(CEO)들과 만나 “지배구조 개선은 (기업의) 의사결정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기에 현 정부 임기 동안 일관된 속도와 의지로 추진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초기란 이유로 과속하지도 않았으며 경기가 다소 어렵다고 해서 후퇴할 수도 없다”며 “이런 변화의 흐름에 선제적이고 자발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진·CJ·부영·LS·대림·현대백화점·효성·영풍·하림·금호아시아나·코오롱·OCI·카카오·HDC·KCC 등 재계 순위 11~34위 대기업집단 가운데 15개 그룹의 CEO가 참석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공정경제’의 핵심 과제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공정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이 필요하지만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주주, 협력업체,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보호하는 기업만이 존속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명성과 책임성의 원칙이 작동하는 기업지배구조, 특히 의사 결정자가 적기에 결정하고 책임지는 제도와 관행이 확립돼야만 한다”며 “현행법의 최소한의 기준에 턱걸이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후 한국사회의 발전 수준에 맞춰 선제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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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특히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개선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독립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다”며 “경쟁의 부재로 인해 대기업 자신도 혁신성장의 유인을 상실하고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도급 거래에 대해서도 중소협력업체가 정당한 보상을 받는 환경을 보장하고 기술탈취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하도급법 뿐 아니라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해결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계 11~34위 그룹 중 15개 그룹의 전문경영인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계 11~34위 그룹 중 15개 그룹의 전문경영인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된 뒤 이날 처음으로 공정위와의 공개 간담회에 나선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구글·페이스북·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역차별을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여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은 역외적용을 받지 않아 그 사업구조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다보니 같은 서비스를 오픈해도 국내 기업들만 규제 적용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호소했다.

여 대표는 신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과 시장을 만들어감에 있어 기존 비즈니스모델과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고 한 데 이어 “과거 산업(환경)에서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규제가 예기치 않게 새로운 산업의 탄생과 발전을 막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공유차량 서비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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