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1차관이 23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 2년 동안 여러분과 한 팀이 돼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업무를 수행한 것은 제 개인적으로 큰 보람이자 또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후배들에게 “외교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다”며 “프로페셔널리즘에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차관은 이날 이임사에서 가장 먼저 리비아 피랍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주에 리비아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이 풀려나서 정말 기뻤다”며 “그 분은 저와 동갑내기여서 피랍 사건 초기부터 남다른 연대감을 느꼈는데 이 분이 풀려난 뒤 떠나게 돼서 홀가분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떠나는 순간까지 최근까지 직접 챙겼던 업무를 생각한 것이다.
조 차관은 “2년 전에 취임의 변을 통해서 고위직이 항상 솔선수범해야 하고, 책임을 아래로 미루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최근 외교부에서 일어난 일련 일들에 대한 책임을 차관으로서 통감해왔다”고도 말했다.
조 차관은 촛불혁명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 차관직을 수행한 데 대해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 차관은 “돌이켜보면 강경화 외교 장관을 보좌하면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외교부 업무, 특히 혁신의 틀을 만드는 데 아쉬움이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차관은 후배들에게 “외교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며 “훌륭한 곡, 뛰어난 지휘자, 최상의 연주자 모두 필요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백스테이지의 음향사, 조명기사 등 모든 스태프의 완벽한 하모니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우리는 전문가이고 프로페셔널”이라며 “프로페셔널리즘에 충실하라”고도 말했다. 특히 관리자로 올라선 후배들에겐 어항 속의 물고기란 생각으로 철저히 자기 관리 할 것을 당부했다.
조 차관은 후임 1차관으로 임명 된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에 대한 기대감도 밝혔다. 조 차관은 “든든하다”며 “외교부 앞에 놓여있는 여러가지 도전 과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차관은 “무엇보다도 외교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란 역사적 소명을 완수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여러분 모두 능력을 믿으시고, 대통령의 외교 비전을 각자 주어진 업무에 잘 반영하고 흔들리지 않고 당차게 앞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이임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