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SMIC가 뉴욕증시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SMIC는 최근 ‘자발적 상장폐지’를 뉴욕증권거래소에 통보해 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는 6월13일 상장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SMIC는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로 지난해 3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업가치는 54억달러로 평가되며 지난 2004년 중국 반도체 업체로는 처음으로 뉴욕증시에 미국주식예탁증권(ADR) 형태로 상장했다. 2018회계연도에 33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던 SMIC의 ADR은 상장폐지 소식에 이날 5%대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SMIC의 상장폐지 신청은 상장과정에서 회사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부담 때문으로 지적됐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 정부에 의해 거래가 제한된 상황에서 SMIC도 덩달아 조사와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커 아예 미국증시를 떠난다는 것이다. SMIC는 2015년부터 화웨이 및 미국 퀄컴 등과 함께 조인트벤처를 운영해왔다.
현재 뉴욕증시와 나스닥에는 30여개 중국 업체들이 상장돼 있다. SMIC는 이번 상장폐지 신청의 이유가 적은 거래량과 높은 비용이라면서 화웨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MIC 대변인은 “오랜 기간 (상장폐지를) 검토해왔으며 (미중) 무역전쟁과 화웨이 사건은 관련이 없다”면서 “시기가 최근의 무역 관련 수사(레토릭)와 우연히 겹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NBC는 SMIC의 상장폐지가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으로 빚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미중은 10일 워싱턴DC에서 끝난 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한 가운데 상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하며 대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해 거래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