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엑스맨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부터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이하 ‘다크 피닉스’)를 연출한 사이먼 킨버그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데만 몰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시리즈를 제작하며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해 캐릭터를 살리는데 힘썼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킨버그 감독과 허치 파크 프로듀서를 비롯해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매그니토 역), 소피 터너(진 그레이 역), 에반 피터스(퀵실버 역), 타이 쉐리던(사이클롭스 역) 등이 참석했다. 이 영화는 내달 5일 한국 최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다크 피닉스’는 ‘퍼스트 클래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아포칼립스’로 이어져 온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우연한 사고로 시리즈 최강의 적 다크 피닉스로 변한 진 그레이(소피 터너 분)와 이에 맞서는 엑스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엑스맨은 친구에서 적으로 변한 그를 지킬지 싸울지를 두고 딜레마를 겪으며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진 그레이의 애인 사이클롭스 역을 맡은 쉐이던은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병, 중독 등의 문제로 가족에게 등을 돌리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며 “친밀함을 강조한 흐름이 이야기 속에 흥미롭게 스며들어있다”고 했다. 불안정한 내면을 연기한 터너는 “다중인격 자료를 직접 찾아가며 연기했다”며 “답답함과 분노 사이에서 눈물이 날 것 같은 심정과 초 단위로 달라지는 진 그레이의 감정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영웅에게서 인간적 면모를 느끼게 하는 엑스맨 시리즈의 매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크 피닉스’로 데뷔하는 킨버그 감독은 그동안 다양한 ‘엑스맨’ 시리즈에서 제작과 각본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이번 영화 각본을 쓰면서 이 작품은 내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낳은 아이를 모르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 같아 도저히 남에게 맡길 수 없었다”며 “결말을 지을 때 대학을 졸업할 때처럼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고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이제는 친구 같다는 주연 배우들과 ‘엑스맨 2’부터 시리즈 제작에 참여한 파커 프로듀서,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음악감독이 참여한 덕분에 연출가로의 변신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대단원의 마무리를 지으며 킨버그 감독은 영화 마지막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그는 “퍼스트 클래스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마지막 신에서 한 번 더 정리된다”며 “엑스맨의 역사, 배경, 기승전결이 합쳐져 몰입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에서 펜타곤 탈출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인상을 남긴 퀵실버 역의 피터스는 “어두운 분위기와 감정선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지만 마지막이라면 최고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했다.
지난 3월 디즈니가 21세기폭스사의 사업 대부분을 710억 달러(약 80조원)에 인수하며 ‘엑스맨’ 판권도 마블 스튜디오로 넘어갔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엑스맨’ 시리즈 제작을 맡으며 이야기의 연속성은 물론 기존 배우들의 캐스팅 여부까지 결정된 게 없는 상태다. ‘퍼스트 클래스’부터 매그니토 역을 연기한 마이클 패스벤더는 “엑스맨 시리즈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특혜라고 느껴질 정도로 좋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다크 피닉스’ 출연진과 제작진은 내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날 오후 7시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에서 진행되는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