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계성범수륙승회수재의궤’는 남송(南宋)의 고승 지반(志磐)이 물과 육지에 외로이 떠도는 영혼과 아귀를 위로하고 구제하기 위해 불법(佛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불교의식인 수륙무차평등재(水陸無遮平等齋)의 기원·의식·절차 등을 수집하고 정리해 찬술한 불교의례서다. 이번에 지정된 판본은 1559년 갑사(岬寺)에서 판각한 경판을 가지고 후쇄한 것으로 현전하는 판본들 중에는 1470년에 간행된 왕실판본 다음으로 간행돼 간행시기가 매우 이른 희귀본이다.
‘김두량 필 삽살개’는 김두량(金斗樑)이 1743년에 그린 삽살개 그림으로 삽살개가 고개를 들고 입을 벌려 짖는 자세를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가는 붓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움직이는 털의 흐름을 한 올, 한 올 표현함으로써 명암이 잘 드러난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화가 김두량(1696~1763)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화원 가문 출신으로 도화서 별제를 지냈으며 부친, 형, 아들도 모두 화원이다. 영조로부터 남리(南里)라는 호를 하사받을 정도로 총애를 받았으며, 이 작품의 화제도 영조가 쓴 것으로 전한다.
김두량의 ‘삽살개’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72년 이동주선생의 ‘한국회화소사’를 통해서이다. 영국에 있다고 알려진 이 그림은 벨기에인이 50년도 넘게 소장했는데 일본의 고미술상인을 통해 일본 도쿄로 건너와 있다가 우리나라로 환수된 문화재이기에 이번 부산시 유형문화재 지정이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지정으로 부산시는 293건의 시지정문화재와 109건의 문화재자료를 보유하게 됐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