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금융위원장 입 너무 가벼운 것 아닌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가벼운 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 위원장은 27일 한 행사에서 “신한이 토스와 (인터넷은행을) 같이 하기로 했다가 (예비인가 신청) 2주 전에 결별했다”며 “여전히 신한금융도 의지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과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제3 인터넷은행 예비심사에서 탈락했는데 이후 새로운 신청자가 나오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당사자가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수장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적지 않다. 신한금융의 인터넷은행 참여를 압박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탈락 이유는 자금력 부족이었다. 만일 토스가 자금력이 막강한 신한금융과 손잡고 참여했다면 인터넷은행 허가도 가능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최 위원장의 발언은 신한이 다시 토스와 제휴하거나 다른 컨소시엄을 이뤄 인터넷은행 신청에 나서라는 발언이나 다름없다.


최 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처음이 아니다. 택시와 공유경제 업체 간 갈등을 놓고 이재웅 ‘타다’ 대표와 벌인 설전이 대표적이다. 최 위원장의 발언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조차 본인의 업무가 아닌 일에 왜 나서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 때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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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은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금융산업의 관리 감독은 물론 산업 구조조정까지 진두지휘한다. 그런 자리에 있는 그가 가벼운 입으로 시장에 부적절한 신호를 계속 보낸다면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것도 괜한 이유가 아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2003년 카드사태 때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을 남겼다.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위기 때는 적극적인 역할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장을 거스르는 관치는 결국 역풍을 맞는다. 최 위원장은 엉뚱한 논란을 일으키기보다 금융 경쟁력 강화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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