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터리] 감수성까지 갖춘 ‘공(工)자형’ 인재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지난 3월 우리나라는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핵심기술과 결합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우리 삶 속으로 들어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는 현시점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 100여년 전 증기자동차를 최초로 발명한 영국은 ‘붉은깃발법(Red Flag Act)’을 제정해 기존의 마차산업을 보호한 결과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스스로 막았다. 반면에 미국은 시대 흐름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 1913년 포드사의 ‘모델 T’의 대중화로 국민의 삶의 반경을 넓히는 등 최강국으로 도약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부에도 새로운 역할이 요구된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생겨날 미래산업을 장려하고 변화에 뒤처진 부분에는 보호망을 제공하는 등 미래와 과거 사이의 격차를 조정하는 한편 국민에게 안정적인 삶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직사회에 전문성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융합인재가 필요하다.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해결하고 정책의 궁극적인 대상은 국민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감수성도 요구된다.


하지만 현재 공직사회는 여러 업무를 거치면서 종합적인 지식과 경험을 쌓는 순환보직제를 위주로 하다 보니 전문성 축적이 쉽지 않다. 정부에서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직 공무원을 확대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전문가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많은 정책을 추진하지만 공직자의 노력에 비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적은 것 같아 아쉽다. 이는 정책공급자 위주의 시각에서 문제에 접근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까지는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다양한 분야의 견문을 넓혀 숲과 나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T자형 인재를 추구했다면 이제는 이에 더해 감수성을 겸비한 소위 공(工)자형 인재가 필요하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공직인재의 산실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공직인재를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채용 직후 실시하는 신규과정에서는 국민을 우선하는 공직자세와 법·예산 등 기초 직무교육 및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기본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관리자급 교육과정에서는 공감·소통 등 사회적 감수성을 넓히는 리더십 교육을 진행한다. 아울러 업무를 하다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미래핵심기술·갈등관리 등 전문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도 실시한다.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통한 공직혁신을 이뤄야 할 것이다. 새로운 미래는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그렇지 못한 자에게는 위기가 될 것이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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