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기술 관련 산업입지 매력도 높여야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




지난해 우리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약 164억달러로 전년 대비 92.7% 급증해 최근 3년 평균 증가율 3.6%보다 26배나 높았다. 한편 올해 1·4분기 외국인의 한국 직접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5.7% 감소한 약 32억달러를 기록해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해외투자 급증과 외국인 투자 감소원인에 대해 대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확대, 외국인투자가 조세 감면 종료 등 정부는 여러 요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제직접투자의 원인은 다양하고 따라서 관련 이론들도 다양한 것은 사실이다.


필자에게는 기업의 경쟁우위 요인과 국가의 비교우위 요인이 불일치하는 경우 국제직접투자가 발생한다는 이론이 적절해 보인다. 이에 따르면 국제직접투자는 수출을 대신하는 해외시장 진출 전략이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 수출보다 직접투자의 방법을 활용하는가. 만일 어떤 기업이 모국에서 모국의 인력·자본 등 생산요소(국가의 비교우위 요인)를 활용해 생산함으로써 수익창출과 성장이 가능하다면 해외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외투자는 현지 경쟁기업의 존재, 환경의 불확실성, 조직비용 증가 등으로 현지기업 대비 불리한 여건과 위험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투자를 하는 것은 모국에서의 생산으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때라는 것이다. 특정 기업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이나 생산체제(기업의 경쟁우위 요인)로 모국의 비교우위 요인을 활용해 생산해봤자 수익창출이 어려운 경우 해외투자에 나선다는 것이다. 단 이 경우에도 아무 기업이나 해외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현지기업 대비 경쟁우위 요인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관련기사



최근 2년간 우리나라의 기업 여건은 급속히 변화됐다. 생산요소 중 특히 임금·근로시간 등 노동 관련 여건의 변화로 상당한 경쟁우위 요인이 없는 기업은 국내에서 생산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게 됐다. 베트남 등 저임금 국가에 대한 우리 중소 제조업의 직접투자가 늘어난 원인일 것이다. 한편 노동 관련 여건의 변화를 상쇄시킬 수 있는 기술인력·기술금융 등 기술혁신과 관련한 국내 여건 개선도 크게 없다 보니 상당한 경쟁우위 요인을 가진 국내 기업들도 국내투자 대신 그들의 경쟁우위 요인에 상응하는 북미 등으로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줄인 것으로 보인다.

노동 관련 여건을 과거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나 노동 유연성 등 가능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기술 관련 산업입지 매력도도 높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세계 수준이나 R&D 생산성은 아직 취약하다. 인공지능(AI)·바이오·소프트웨어(SW) 등 첨단기술 인력 공급과 R&D 투자 세제지원, 연구인력 주 52시간제 예외 인정 등을 통해 R&D 생산성 제고를 위한 환경 구축이 중요해 보인다. 그래야만 첨단기업의 국내 잔류나 유치가 가능할 것이다. 정부 부처와 관련 인사들의 노력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