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전주성심여고 앞에는 분식점 ‘베테랑’의 본점이 있다. 이제는 전국적인 체인이 됐지만 본점은 6개 테이블로 단출하게 꾸려졌다. 간판 메뉴인 칼국수를 포함해 콩국수, 소바, 쫄면, 만두뿐인 메뉴도 조촐하다. 분식점답게 주문한 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음식이 나온다.
베테랑 분식은 전주성심여중·여고 학생들의 단골 가게로 시작했다. 1명이 먹기엔 많게 느껴지는 칼국수와 함께 쫄면, 만두를 시키니 1만8,000원이 나왔다. 관광지에 있는 유명 식당치고는 저렴하지만 이제 중·고등학생이 먹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 됐다.
들깻가루 대신 실제 들깨를 잔뜩 뿌린 칼국수는 뜨겁고 짜지 않은 막국수 느낌이다. 푸짐한 양념장으로 칼칼한 국물에 들깨가 고소함을 더해준다. 쫄깃한 만두피에 속이 꽉 찬 만두는 단골들로부터 ‘칼국수보다 낫다’는 평을 받는다.
해가 떨어진 뒤에는 전주 남부시장 내 ‘조점례 남문피순대’로 향했다. 남부시장은 문을 닫은 뒤에도 고소한 들기름 냄새로 가득했다. 한켠에 위치한 야시장에 들어서자 길거리 음식점과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열리는 야시장에서는 각종 전과 탕후루(과일꼬치), 전주 특산 술인 모주 등을 판다.
조점례 피순대에 도착해 피순대와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피순대는 당면이 많이 들어간 일반 순대와 달리 선지, 채소, 두부, 곡류 등으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순대 속을 선지에 버무려서 ‘피순대’이고 색이 더 검다. 그래서인지 식당 벽에는 빈혈 예방과 철분 공급에 좋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일반 순대보다 훨씬 두툼한데도 부드럽게 씹혔다. 부추·고추·마늘 등 쌈거리, 쌈장과 함께 초장이 나오는 점도 독특하다. 다만 초장보다는 쌈장이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대국밥은 조금 짜게 느껴져 아쉬웠다.
/전주=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