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AI, ‘빅브러더’ 아닌 ‘빅 마더’로 개발해야”

‘시리의 아버지’ 톰 그루버, SKT ‘ai.x 2019’ 강연

비판적 사고 저해 등 부작용 지적

따뜻하고 포용적 모성 지향 역설

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 중시

모범적 경영철학 사례로 꼽기도

“인공지능(AI)이 인류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보호하는 ‘빅 마더(엄마)’가 될 수 있게 개발자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애플의 AI 소프트웨어(SW) ‘시리(siri)’의 아버지로 불리는 톰 그루버(사진)가 SK텔레콤(017670)이 2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ai.x 2019’에서 휴머니즘을 갖춘 AI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AI가 인류를 지배할 수 있다는 막연한 공포를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브러더’(정보를 독점해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에 빗댄 그는 이에 대비되는 개념이자 AI의 지향점으로 포용적이고 따뜻한 모성(인류애)을 제시했다. 바꿔 말해 현재의 AI가 인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준다는 얘기다.


그는 AI의 부작용으로 △비판적 사고 저해 △중독 △강박 △정신 질환 등을 꼽았다. 특히 가짜뉴스 같은 잘못된 정보가 범람하는 주범으로 AI를 지목했다. 그는 “지구가 평평한 지 인터넷에 물으면 구글에서는 20%, 유튜브에서는 90%가 ‘그렇다’는 콘텐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구가 둥글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이를 부인하는 가설들이 나오면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더 끈다. 계속해서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설계된 AI는 해당 사이트에 사람을 가두기 위해 허위사실을 자꾸 추천한다는 얘기다. 그루버는 “AI는 가치판단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백신이 유해하다는 낭설을 퍼뜨려 인류를 위협에 빠뜨리게 한 것도 AI”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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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부작용은 어떻게 없앨까. 그루버는 “인간과 기계(AI)가 각각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AI가 인류의 보완적인 존재로 사람이 할 수 없는 부분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AI 기반의 증강현실(AR) 안경이나 녹음기가 사람의 일상을 일일이 기록해두면 이용자가 특정 기억을 되짚으려 할 때 순식간에 해당 정보를 제시할 수 있다. 시·청각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도울 수도, 만성질환자의 적절한 복약을 지도할 수도 있다.

다만 AI 개발에는 돈이 들고 그만큼 수익을 거둬야 하다 보니 주로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부작용을 수반하는 게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그루버는 수익성과 인류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평가해 두 가지 목적을 함께 달성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그 모범 사례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최태원 SK 회장을 꼽았다. 그루버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때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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