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제약사인 한독과 부광약품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바이오벤처 투자에 잇따라 성공하며 제약·바이오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희귀의약품을 개발 중인 국내외 바이오 벤처에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일부 지분에 대한 시세차익을 통해 막대한 차익을 거두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독의 자회사인 바이오벤처 제넥신은 지난 19일 툴젠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 후 존속회사는 제넥신이며, 소멸회사는 툴젠이다. 존속법인은 ‘툴제넥신’으로 재출범한다. 제넥신은 희귀의약품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다. 특발성 림프구 증후군과 차세대단장증후군과 관련한 후보물질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기도 했다. 한독은 지난 2012년 총 330억원을 투입해 제넥신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현재 제넥신의 주식 378만1,017주(16.7%)를 보유하고 있다. 면역치료제에 특화된 제넥신과 유전자 가위와 관련해 기술력을 가진 툴젠이 합병하면서 한독은 단숨에 시가총액 2조원에 이르는 자회사를 둔 기업이 됐다. 한독은 현재 제넥신과 성장호르몬 결핍치료제 ‘HL2356’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한독의 바이오업체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SCM생명과학 지분(2.7%) 획득에 약 40억원을 투자해 ‘중증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공동 개발 및 국내 상용화 독점 권환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엔 자회사 제넥신과 함께 대사성 희귀질환 분야에 특화된 미국 레졸루트에 2,500만달러(280억원)을 공동 투자하며 지분율 54%를 획득,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 3월엔 미국 바이오벤처 트리거 테라퓨틱스에 500만달러를 투자해 10% 규모의 지분을 확보했다. 한독 관계자는 “자체 연구개발보다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진행해 공동 개발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해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광약품도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과 투자금 회수에 적극적이다. 부광약품은 지난 2014년 인수한 덴마크 바이오벤처 콘테라파마와 파킨슨병 관련 이상운동증 치료제인 ‘JM-010’을 공동개발 중이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까지 안트로젠 주식 약 100만주를 팔아치우며 총 774억원의 투자 수익을 올렸다. 투자 당시 금액보다 수익이 36배 급증한 것이다. 부광약품은 현재 안트로젠 주식 6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7.11%다. 국내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29일에는 국내 디지털 덴탈 컨텐츠O2O전문업체 메디파트너에 2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