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016880)그룹 회장이 인수 3개월만에 코웨이를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 웅진에너지(103130)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룹의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재무부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웨이의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향후 1년 내로 매각을 완료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코웨이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이번 매각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그룹은 6년만에 코웨이를 인수해 회사를 되찾았다는 기쁨을 누리기도 전 3개월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코웨이 재매각의 배경에는 웅진의 주요계열사인 웅진에너지의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웅진에너지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을 ‘의견거절’로 냈다. 이후 회사채를 갚지 못하면서 회사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계열사의 재무 부담은 그룹 전반으로 이전됐다. 실제로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은 웅진에너지의 부실 전이 가능성과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095720)의 신용도 하락 이유로 웅진그룹 신용등급을 ‘BBB-’로 내리기도 했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을 주체로 내세워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인수금융을 충당했다. 전체 거래금액 약 1조6,000억원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장기차입금 형태로 1조1,000억원을 빌려줬고 나머지 5,000억원은 웅진씽크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하는 구조였다. 다만 거래의 신속성과 종결성(Certainty)을 위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자금을 모집하기 전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과 CB투자 금액을 총액인수(Underwriting) 했다. 이 과정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었고 사실상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 대출과 CB를 모두 떠안는 구조가 됐다.
결국 코웨이를 인수하기 위해 벌인 무리한 차입은 부메랑 돼 돌아왔다.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만 500억원이 넘었다. 신용등급 하락이 금융 조달 비용 확대로 이어지면서 당장 오는 8월 예정된 1,300억원의 차입금 만기도래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웅진그룹 측은 “웅진코웨이를 재매각해 인수 금융을 모두 상환하고 북쎈과 웅진플레이도시 등의 매각을 진행해 그룹 주력사인 웅진씽크빅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웅진은 이달 DB금융투자를 웅진 계열사 북센의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를 배포하며 사전 수요조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