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역이 모두에게 공정하지 않다면 자유무역은 이름뿐이라고 믿는다. 나는 외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실패하는 것을 옆에 서서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른 나라들이 규칙대로 하지 않아 미국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누가 이런 말을 했을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지난 1985년 9월23일 플라자합의 발표 다음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업 대표들에게 한 발언 중 일부다. 플라자합의는 G5 재무장관들이 발표한 환율에 관한 합의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달러화 가치를 내리고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가치를 높이는 것이 골자다. 이후 일본은 엔고 현상, 버블붕괴 등의 타격을 받고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1980년대 미일 무역분쟁과 유사한 사태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당사자 중 하나가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미중 무역분쟁 해결책에 대해서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와 상당 부분 유사한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가 언급한 ‘예측 가능하게 비이성적인(Predictably Irrational)’ 인간의 속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비이성적이지만 일정한 규칙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있어 그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주식투자를 도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주식투자를 통해 부를 일군 긍정적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가 더 많고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도박장인가? 그렇지 않다. 사실 주식시장은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사업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높이는 자본주의의 꽃이다. 다만 투자 대상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고민 없이 주변의 그럴듯한 말에 현혹돼 투자하는 경우에는 주식시장이 도박과 같은 투기장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예측 가능하게 비이성적인 인간의 속성을 염두에 두면 합리적인 투자의 방향이 보일 것이다. 우선 투자대상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할 것을 권한다. 단기 방향성은 예측하기 매우 어렵지만 중장기 방향성은 합리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적절한 기대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고수익의 기회가 나에게 올 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뒷짐 지고 가만히 있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끝으로 투자 판단을 내리기 전에 그 투자에 대해 충분히 분석하고 고민한 후 주변 사람들을 설득해보기를 권한다. 반복되는 고찰과 누군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감정에 휩싸일 수 있는 비이성적인 판단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측 가능하게 비이성적인 인간의 속성을 염두에 두면 보다 이성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