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오는 10~11일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다. 이들은 북미협상 의제와 장소 등에 대해 사전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 된다.
미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비건 대표의 유럽 일정을 공개했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8∼9일 벨기에 브뤼셀, 오는 10∼11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진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도 7일 이 본부장이 9∼12일 독일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나 레펠 독일 외교부 아태총국장과 한반도 문제 등을 협의하고, 비건 대표와 만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와 이 본부장의 만남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 준비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후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의 특정 지역이 실무협상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월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스웨덴에서 대면하기도 했다.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미국의 상응 조치로 대북 인도지원과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더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더불어 ‘+α’의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경우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연계돼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건 대표의 유럽행이 예고된 가운데 북측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비건 대표가 베를린 등에 머무는 동안 북측 인사도 현지로 날아가 전격 회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비건 대표의 북측 카운터파트로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