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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진입비용 추가되면...'타다'도 서비스 지속 장담못해

[택시·플랫폼 상생안, 시동 전부터 파열음]
택시총량제 유지…정부가 면허 매입해 월40만원에 임대 추진
스타트업은 면허 매입 어려워…"결국 우버만 살아남을 것"
택시업계 "타다 불법 유예해주는 정책" 반발...갈등 골만 깊어져

  • 권경원 기자
  • 2019-07-08 17:35:58
  • 바이오&ICT
수백억 진입비용 추가되면...'타다'도 서비스 지속 장담못해
국철희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타다에 택시 면허를 임대해줄 수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백주원기자

국토교통부의 ‘택시 업계·플랫폼 상생방안’은 택시를 중심으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새 판을 짜기 위한 것이다. 택시 총량 25만대를 유지한 채 정부가 매년 1,000대의 택시 면허를 매입해 모빌리티 업계에 월 40만원의 기여비용을 받고 임대해주는 내용이다. 이 안이 시행되면 택시 업계는 포화된 운송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를 걱정할 필요 없이 면허를 팔거나 빌려주는 형태로 새로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반면 모빌리티 업계의 경우 제도권 내로 포함될 수 있다는 장점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는 단점을 함께 지니게 된다.

수백억 진입비용 추가되면...'타다'도 서비스 지속 장담못해

◇“우버만 살아남을 수도”…우려하는 모빌리티 업계=모빌리티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면허를 자유롭게 매입할 수 있을 정도의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만 살아남게 된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정부가 매입하는 연 1,000대의 택시면허 이외에 더 많은 면허가 필요할 경우 모빌리티 업체가 자체적으로 택시 면허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이 1,000대가량이고 (모빌리티 업체에) 월 40만원씩 기여금을 받으면 그 다음 해에는 더 많은 면허를 확보할 수 있다”며 “당장 모자라는 면허는 모빌리티 업체들이 일시불로 매입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대부분인 모빌리티 업계에서 한 대당 7,000만원가량인 면허를 매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는 “택시 총량제라는 새로운 규제가 생긴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며 “(모빌리티 시장이) 자본의 게임이 되면 자본력이 있는 우버의 융단폭격으로 면허를 다 가져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도 “면허를 사거나 임대하는 것은 대기업들이 원하는 방향”이라며 “진입장벽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VCNC도 국토부에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0대가량인 타다 운행 대수를 유지하려면 면허를 매입할 경우 700억원이, 빌릴 경우에는 월 4억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331억원의 적자를 낸 데 더해 수백억원의 새로운 진입비용이 추가될 경우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몇 년째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국내 승차공유 업체가 제도권 내에 포함되면 새로운 활로가 생길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운송네트워크사업자(TNC)와 같은 새로운 운송사업자 지위를 주는 부분에서 국토부의 제안을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다만 아니면 돼”…거세지는 택시 반대=택시 업계 역시 상생안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타다가 상생안에 포함되는 것에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다가 운행을 먼저 중단해야만 협의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택시 업계가 타다를 정조준하고 나선 데는 렌터카 유상운송이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국철희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타다 불법을 장기간 유예해주는 정책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타다는 렌터카를 이용한 명백한 불법 택시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 업계는 타다가 불법 유상운송 행위를 하고 있다며 고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VCNC는 11~15인승 승합차의 경우 렌터카를 이용한 운전자 알선이 허용된다며 합법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국토부의 상생안은 현재까지 택시와 타다 모두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수백억 진입비용 추가되면...'타다'도 서비스 지속 장담못해

◇‘뜨거운 감자’ 타다 끌어들일 수 있을까=갈등의 핵심인 타다의 상생안 참여에 대해 택시도, VCNC도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상생안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타다가 상생안을 반대할 경우 대책을 수립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타다를 택시 제도권 안으로 흡수해 타다의 혁신성을 택시 안에 담아 여러 갈등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합의점을 만들어내 모든 영역이 함께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타다의 합법성 여부에 대해 국토부가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에는 “법을 물리적으로 해석하는 것과 관련해 양쪽의 의견 충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타다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결국 법원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타다가 상생안을 거부한 채 계속 운행하더라도 정부가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경원·백주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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