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고용 늘었지만...실업자수·실업률 '최악'

지난달 취업자수 28.1만명 늘어

고용률 61.6%로 호조 보였지만

40대·민간일자리 줄어 질은 나빠져

청년층 실업률도 10.4%로 최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1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고 고용률도 30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동시에 실업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실업률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조사됐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공공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결과 취업자와 구직자가 모두 증가하면서 고용 시장에 상반된 흐름이 혼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재정 일자리를 크게 늘어난 반면 제조업과 금융업 분야의 민간 일자리는 줄어드는 고용의 질 악화 현상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1,000명 늘었다. 1년 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고용률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61.6%로 나타났다. 지난 1997년(동월 기준) 61.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고용률도 67.2%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최고치였다.


수치는 일부 좋아졌지만 고용 흐름까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종별 취업자 수 증가를 보면 정부 재정 투입의 영향을 받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2만5,000명) 등은 늘어난 반면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되는 제조업(-6만6,000명)과 금융·보험업(-5만1,000명) 등의 일자리는 감소한 탓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봐도 냉기는 여전하다. 60세 이상의 고용률은 43.2%로 전년(42.0%)보다 1.2%포인트 높아졌지만 이 기간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 고용률은 79.2%에서 78.5%로 0.7%포인트 감소했다. 초단기 근로자가 늘어나는 점도 문제다. 지난달 주 17시간 미만 근로자 수는 181만3,000명으로 20만9,000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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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수와 실업률도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3,000명 증가한 113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6월 기준으로 보면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9년(148만9,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통계청은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이 지난해(5월)보다 한 달 뒤로 밀리면서 수험생이 대거 실업자로 분류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공무원 수험생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20대 실업자 수는 43만6,000명으로 1년 전(37만3,000명)보다 6만3,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4.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마찬가지로 외환위기(1999년 6.7%) 이후 최고치다. 특히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게 조사됐다. 15~29세의 실업률은 10.4%로 1999년(11.4%) 이후 최고였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 또한 24.6%(15~29세)로 1년 전과 비교해 1.7%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양’이 아닌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양적으로는 일부 개선됐을 수 있어도 초단기 근로자 수가 여전하고 정부의 재정 확대에 따라 생겨난 일자리도 많다”며 “질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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