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MBK에 안긴 롯데카드, 베트남 공략 가속도 왜?

10년 전부터 베트남 진출 공들여

새주인 MBK도 현지사업에 신뢰

'파이낸스'에 대규모 신용공여

진출 롯데 계열사와 시너지 주력

'수수료 인하 위기' 극복 안간힘




롯데카드가 베트남 현지 법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10년 동안 현지 진출을 위해 공을 들여온 만큼 매각 이후에도 롯데와의 사업 시너지를 높이며 수익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달 말 베트남 법인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에 7,200만달러(약 840억원) 규모로 지급보증 방식의 신용공여를 실시했다.

이번 투자는 현지 법인이 대출 및 신용카드 영업자산을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 확장을 위해 필요한 운영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신용도가 높은 모기업인 롯데카드가 보증을 한 것이다. 롯데파이낸스는 롯데카드의 지급보증을 통해 현지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게 됐다.


롯데카드는 10년 전부터 베트남 진출을 추진해왔다. 지난 2009년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대표사무소를 설립하며 첫발을 디뎠다. 2017년에는 현지 소비자금융사인 ‘테크콤파이낸스’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3월 현지 금융 당국으로부터 인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를 본격 출범시키며 현지인을 대상으로 소비자대출 및 할부금융 영업을 시작했다. 올해 4월부터는 신용카드 사업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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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된 뒤 대규모 해외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5월 말 MBK파트너스 측과 롯데카드 지분 약 80%를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잔여지분 20%를 보유한 3대 주주로서 이사회 의석 1석을 갖고 롯데카드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특히 MBK파트너스 측은 경영 안정을 위해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을 당분간 유임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오랫동안 베트남 진출을 준비해온 만큼 MBK 측에서도 현지 사업에 신뢰를 갖고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 롯데 계열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호텔·롯데리아·엔제리너스 등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300여개 롯데 계열사 가맹점과의 연계를 통해 영업망을 넓힌다는 것이다. 롯데카드는 영업 확장을 위해 올해 말까지 영업점포를 33개로 늘리고 현지 직원을 1,00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해외 사업 강화는 국내 카드 사업이 수수료 인하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과 관련이 깊다. 실제 롯데카드의 올 1·4분기 순이익은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해외 진출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현지 소비자금융사를 인수해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를 출범시켰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은 약 6조원 규모로 최근 3년간 63%나 성장했다”면서 “해외 진출 없이는 나빠진 카드업의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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