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텍사스 월마트서 대형 총기참사…“인종 문제 얽힌 증오범죄 가능성"

경찰, 21세 남성 용의자 1명 체포…부상자 수십명 이르는듯

경찰이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 텍사스주 엘파소의 쇼핑몰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경찰이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 텍사스주 엘파소의 쇼핑몰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의 국경도시인 엘패소의 대형 쇼핑몰에서 주말인 3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0명이 숨졌다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공식 발표했다.

애벗 주지사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엘패소의 무고한 시민 20명이 목숨을 잃고 그밖에 20명 이상이 다쳤다”며 “우리는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을 도와 하나로 단결하며, 우리가 그들을 돕기 위한 모든 일을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경찰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총격은 이날 오전 10시께 엘패소 동부의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총격범을 살해 의도를 가진 ‘액티브 슈터’(active shooter)로 규정했다. 그리고 경찰은 ‘패트릭 크루시우스’라는 남성 용의자 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그는 텍사스주 앨런 출신으로 21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앨런은 범죄 현장인 앨페소에서 차로 10시간(약 1,000㎞) 떨어진 곳이다.

사건 초기 총격범이 여러 명이라는 보도도 나왔으나 경찰은 용의자가 1명이며 체포되지 않은 용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엘패소 경찰서장 그레그 앨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크루시어스가 온라인상에 올린 인종 차별주의적 내용의 성명서와 관련해 이번 총격 사건이 ‘증오 범죄’와 연관돼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크루시어스가 썼다고 보도된 성명서에는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성명서는 또 유럽인들의 후손이 다른 인종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백인 우월주의 음모론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도 언급했다. 이 성명서에는 “미국은 내부에서부터 부패하고 있다. 이를 멈추기 위한 평화로운 수단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듯하다. 불편한 진실은, 우리 지도자들,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모두가 수십년간 우리를 실망시켰다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고 미 언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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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경찰서장은 크루시어스에 대해 사형에 처할 수 있는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텍사스주가 중심이 돼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및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도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엘패소에서 끔찍한 총격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죽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매우 안됐다”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성명을 통해 “비극적인 사건으로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희생자와 지역사회 등을 위해 기도하면서 경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사회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총기 참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 뉴욕 브루클린 동쪽 브라운스빌에서 개최된 대규모 연례행사 ‘올드 타이머스 데이’에서는 총격범 2명이 행사가 끝날 무렵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이틀 뒤인 29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매년 열리는 음식 축제인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총격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중부 위스콘신주에서도 주택 두 곳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5명이 숨졌다.

지난달 30일에는 미시시피주 사우스헤이븐에 있는 월마트에서도 전직 직원으로 알려진 총격범이 총탄 10여발을 쏴 동료 월마트 직원 2명이 사망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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