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펙사백 다른 임상후 기술수출"...업계 "쉽지 않을 것"

['펙사벡' 의혹 해명 나선 문은상 신라젠 대표]

임상 3상 조기 종료 유감 표명

"면역항암제와 병용임상" 밝혔지만

"3상도 실패했는데..." 회의론 많아

주식매매 임원엔 권고사직 처리

"자금 빌려서라도 지분 추가 매입"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서울시티클럽 컨벤션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펙사벡 간암 임상 3상 조기 중단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성형주기자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서울시티클럽 컨벤션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펙사벡 간암 임상 3상 조기 중단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신라젠이 지난 1일 미국 의약품평가 업체 IDMC로부터 임상 중단 권고를 받은 간암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3상이 결국 중단됐음을 최종 확인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이 임상 3상에서 비교군 대비 간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향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펙사벡을 면역항암제와의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해 기술수출에 나선다는 목표를 다시 제기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쉽지 않을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4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간암 임상 3상과 관련해 조기 종료 소식을 전하게 돼 깊은 유감의 말씀을 올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의 입장문은 문 대표가 참석했음에도 송명석 부사장이 대독했다. 문 대표의 시력에 문제가 생겨 입장문 낭독이 어렵다고 송 부사장은 설명했다. 송 부사장 대독 이후 문 대표는 단상에 올라 모두발언을 진행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IDMC의 임상 중단 권고를 받아들이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 등에 간암 임상을 중단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며 “향후 추가적인 환자 모집은 없으며, 이는 FDA에서 임상 3상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라젠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해왔다. 임상 3상은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표적항암제 ‘넥사바’와의 병용요법을 진행했다. 하지만 펙사벡과 넥사바의 순차 투여 방식이 넥사바 단독 투여 대비 생존기간 증가 효과를 내지 못했다.


문 대표는 “임상 중단 권고를 받은 간암 환자의 임상 3상 대신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요법 임상시험을 진행해 기술수출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펙사벡의 남은 파이프라인을 6개인데 이 중 가장 앞섰다고 평가받는 것은 리브타요와 병용요법을 진행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현재 후기 임상 1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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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에 따르면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리제네론의 면역항암제 ‘리브타요’와 펙사벡을 병용투여하고 있다. 현재 환자군 11명을 모집했으며 주기적인 CT 촬영을 통해 경과를 관찰 중이다.

또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서 대장암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와 펙사벡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 중이며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된 환자를 대상으로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펙사벡’이 표적항암제보다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치료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주요 관계자들은 이 같은 예측에 회의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대를 받았고, 회사도 호언장담했던 임상 3상이 실패했다”며 “남은 파이프라인의 임상 및 기술수출을 진행하겠다는 말은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무용성평가 나오기 전 회사의 한 고위 임원이 4회에 걸쳐 보통주 16만7,777주를 장내 매도한 것에 대해 이미 사내에서는 무용성 평가를 안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문 대표는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하는 순간 회사는 임상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며 “해당 임원에 대해서는 권고사직 조치를 내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을 빌려서라도 주식을 추가 매입하겠다”며 주주들을 달랬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신라젠 주주들도 참석했다. 주주들은 문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질의응답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에서 막았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고성을 지르며 반발해 회사 측이 이후 질의응답을 별도로 다시 진행했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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