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도시바 정상가동...낸드시장 또 공급초과 오나

내년 상장 앞두고 실적 올리기

정전사고로 멈춘 공장 재가동

15~20% 감산분까지 원상복구

낸드 가격회복세에 악재 우려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2위인 일본의 도시바가 정전 사고로 멈췄던 일부 생산 라인을 다시 정상 가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도시바는 정전 사고로 멈춘 공장을 복구한 것뿐만 아니라 정전 사고 이전부터 약 15~20% 정도 줄였던 가동률을 다시 회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준비하던 중에 정전 사고라는 악재를 맞은 도시바가 그간 손해 본 실적을 만회하고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낸드 시장에 또다시 공급 초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정전 사고로 약 한 달가량 가동을 중단했던 낸드 생산 라인을 지난달 말부터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 6월15일 일본 요카이치공장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로 6개 라인 중 2개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요카이치공장에서는 도시바뿐만 아니라 미국의 웨스턴디지털도 낸드를 공동 생산하고 있어 정전 사고로 전 세계 낸드 생산량의 약 5%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이에 따라 낸드 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 실제 낸드 가격(128Gb MLC 기준)은 올 7월 2년 만에 2.04% 올라 상승 전환됐다.



이런 가운데 도시바의 낸드 공장 정상 가동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전 사고에 따른 생산 누수를 복구한 데 이어 사고 이전부터 약 15~20% 정도 줄였던 가동률도 원상 조치한 것으로 전해져 수급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시바는 정전 사고 이전 지난 1·4분기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약 15% 줄여 감산하고 있었다”며 “정전 사고가 복구되는 것은 예정된 일이지만 웨이퍼 투입을 다시 늘리는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 낸드 수급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바가 이처럼 정전 사고 이전 수준을 넘어 낸드 생산량을 다시 크게 늘리는 데는 상장을 앞둔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애초 연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업황 둔화로 내년 1·4분기로 상장을 연기했다. 도시바로서는 투자자를 위해서라도 공장의 정상 가동을 통해 손해를 메우고 실적 퍼포먼스도 내야 할 입장이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낸드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이다. 최근 낸드 시장은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000660)의 감산과 도시바의 정전 사고 등 자발적·비자발적 감산과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수요로 다소 숨통이 트이는 상황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시바 내부적으로도 생산량을 다시 크게 늘리는 것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낸드 공급 확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고병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