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시장이 일제히 요동치는 가운데 대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1만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기록해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9%까지 올라 장중 1만1,86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7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만달러선을 재돌파했다. 한국시각으로 6일 오후2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1만1,703달러에서 형성됐다.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탄 시점은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재점화한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지 하루 만인 2일 비트코인 가격은 14% 가까이 급등했다.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이날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게 됐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점유율이 2017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오른 것은 가격 상승이 지속 가능한 수준임을 의미한다”면서 1만3,0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3주 만에 1만달러선 재돌파
G2 분쟁 등에 대체 투자처 인식
위안화 급락...中자금 대거유입도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와중에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암호화폐가 주식 같은 위험자산이 아니라 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 통화 가치가 하락하며 비트코인이 미래에 대한 투자개념에서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미 리서치 업체 펀드스트랫 설립자인 톰 리는 “미중 무역갈등과 환율전쟁의 와중에 비트코인이 글로벌 리스크 헤징(위험회피) 수단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중국 투자자들이 투자 다각화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으로 몰려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이토로(eToro)의 애널리스트인 사이먼 피터스는 “암호화폐 투자자 중 중국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중국 자금 유입이 비트코인 가격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