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안성 물류창고 화재원인‘무허가 위험물질’이상발열에 무게

규정보다 193배 많은 위험물질 보관·불법 정황 등 포착

김용 경기도 대변인, 기자회견 열고 ‘안성화재 중간조사결과 발표’

김용 대변인이 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성 물류창고 화재 원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윤종열기자김용 대변인이 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성 물류창고 화재 원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윤종열기자



고(故) 석원호 소방위의 목숨을 앗아간 안성시 물류창고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창고 내에 다량 보관돼있던 ‘무허가 위험물질’의 이상 발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조사한 결과 물류창고 내에 규정보다 최대 193배 이상 많은 ‘무허가 위험물질’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9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화재로 순직한 고 석원호 소방위의 명복을 빌며, 부상을 당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힌 뒤 지난 6일 오후 1시 14분께 발생한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 34-2번지 물류창고 화재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지하 1층과 지상 2층 건물이 전소했으며, 안타깝게도 화재 진압과정에서 안성소방서 소속 소방관 1명이 순직하고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모두 11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며 “아직 지하층 내부진입이 곤란한 상황이라 ‘정밀현장감식’은 어렵지만, 현재까지 관계자 진술을 통해 확인된 사항을 보면 화재 당시 지하 1층에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이라는 제5류 위험물이 4톤가량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험물은 충격이나 마찰에 민감해 점화원이 없더라도 대기 온도가 40℃ 이상일 경우에는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폭발 우려가 매우 높은 ‘자기 반응성 물질’로 분류된다”며 “이 위험물이 보관 중이던 지점을 중심으로 기둥·보·벽체 등이 붕괴한 것이 관찰됐고, 이 지점 부근에 설치된 ‘열 센서 감지기’가 최초로 동작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최초 발화지점은 지하 1층 위험물 보관지점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며 “화재 당시 안성시 양성면이 36℃의 폭염상태였다는 점과 대기 온도가 40℃ 이상일 경우 반응을 일으키는 위험물의 특성을 고려해 발열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는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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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까지 드러난 불법 사실과 사고재발방지 대책 등도 차례로 설명했다.

불법 사실을 보면 물류창고 지하 1층에는 제5류 위험물질인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 38여톤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같은 물류회사 인근 창고에는 제4류 제3석유류인 ‘1,3-프로판디올’이 9만9,000여리터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과 ‘1,3-프로판디올’의 지정수량이 각각 200kg, 4,000리터인 점을 고려할 때 각각 지정수량의 193배, 24배를 초과하는 위험물질이 보관돼 있었던 셈이다.

도는 자세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불법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강력 처벌하는 등 엄중 대처하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번 화재가 사익을 목적으로 공공의 위험을 초래해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인 만큼 엄격하게 수사해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이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불법행위가 자리 잡을 수 없도록 더욱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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