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재용 부회장의 자신감 증명한 삼성전자, D램 압도적 1위

2·4분기 점유율 45.7%, 2위와 격차 더 커져

초격차 기술력, 원가 경쟁력 바탕으로 위기 속 실력 드러나

역대 최고 속도, 최대 용량 갖춘 모바일 D램 출시

연초 이 부회장, "진짜 실력 보여주겠다" 발언 재조명

삼성전자(005930)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최근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라는 위기 속에서 오히려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업황 부진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차세대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있었던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반도체 경기에 대한 질문에 “이제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이 새삼 실감나는 요즘이다.




1315A17 D램고정거래가격





◇D램 점유율 45.7%로 2위와 차이 4.2%포인트 더 벌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4분기에 D램 매출액 67억8,300만달러, 점유율 45.7%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지켰다. 특히 최근 반도체 업황 둔화라는 위기 속에서 삼성전자의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전분기 보다 2.7% 줄었으나 점유율은 오히려 3.0%포인트 상승해 2017년 4·4분기(46.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4·4분기에 반도체 수퍼 사이클(초호황)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41.3%까지 떨어졌으나 올 들어서는 반도체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오히려 2분기 연속 점유율이 상승했다.


2위는 SK하이닉스(000660)가 차지했다. SK하이닉스의 2·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보다 12.6% 줄어든 42억 6,100만달러, 점유율은 1.2%포인트 하락한 28.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는 1·4분기 12.8%에서 2·4분기 17.0%로 확대됐다. 또 3위를 기록한 미국 마이크론의 2·4분기 점유율은 20.5%로 1·4분기 23.0%에 비해 2.5%포인트 하락했다.



올 2·4분기 전세계 D램 시장 매출액은 148억 4,400만달러로 전분기 163억 3,300만달러 대비 9.1% 감소했다. 다만 매출 하락폭은 전분기(-28.6%)보다 둔화됐다. 3·4분기에도 전세계 D램 매출 감소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정거래가격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대 수요처인 서버 업체들의 수요도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부터 양산하는 역대 최고 속도와 최대 용량을 갖춘 ‘12Gb 모바일D램’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지난달부터 양산하는 역대 최고 속도와 최대 용량을 갖춘 ‘12Gb 모바일D램’ /사진제공=삼성전자




◇계속된 차세대 제품 출시로 위기 속에서도 ‘초격차’ 전략 박차
=이처럼 최근 반도체 시장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초격차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예로 삼성전자는 지난 7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맞춰 역대 최고 속도와 최대 용량을 구현한 ‘12기가비트(Gb)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됐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들의 공급 확대 요구에 빠르게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지난 3월 역대 최대 용량을 구현한 ‘12GB LPDDR4X’ 모바일 패키지 양산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이다. 이번에 양산에 들어가는 12Gb LPDDR5 모바일 D램은 현재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기존 모바일 D램(LPDDR4X)보다 약 1.3배 빠른 속도로 동작한다. 이 칩을 12GB 패키지로 구현했을 때 풀HD급 영화(3.7GB) 약 12편 용량인 44GB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초고속 모드에서 저전력 동작 구현을 위해 새로운 회로 구조를 도입했고 기존 제품 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30% 줄였다. 삼성전자는 LPDDR5 양산으로 차세대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초고화질 영상 촬영,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면서도 배터리 사용시간을 더욱 늘릴 수 있는 ‘모바일 D램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내년 초에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1’에 처음으로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글로벌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내년부터는 평택캠퍼스 최신 라인에서 차세대 LPDDR5 모바일 D램 본격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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