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경이 만난 사람]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IBA 서울총회, 등록률 낮은 日 독려…北 참석 여부도 변수"

'IBA 서울총회' 내달 22일 열려

4차 산업 혁명·국제적 이슈 관련

200여개 콘퍼런스 세션 등 준비

통일부 통해 北중앙변협에 공문

한반도 통일 대비…법제연구 필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서울 역삼동 집무실 의자 옆에는 호랑이 모양의 작은 인형 두 개가 놓여 있다. 오는 9월22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총회 마스코트인 ‘로이거’다. 로이거는 변호사(Lawyer)와 호랑이(Tiger)를 뜻하는 영문 합성어로 이 회장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이 회장은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이라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정했다”며 “생전에 총회를 다시 유치하지 못할 것 같아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라고 큰 기대를 내비쳤다.

IBA 총회는 전 세계에서 5,000여명의 변호사들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법조 행사다. 한국에서는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로 동북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참가 비용이 높은 만큼 각국 변호사협회 임원, 대형 법무법인(로펌) 관계자, 상류층 변호사들이 주로 참석한다. 올해 서울총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 등 국제적 이슈와 관련한 200여개 콘퍼런스 세션, 소셜 프로그램, 전문분야·지역별 회의 등이 마련됐다. 이 회장은 “전 세계 변호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한 참석 수요가 많다”며 “변호사들의 올림픽이자 월드컵”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다만 최근 일본의 통상 보복과 급변하는 남북 관계 등 대외 이슈 때문에 행사 규모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일본의 경우 아무래도 참석률이 이전 총회 때보다 아직 크게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달 아시아·태평양 지역 변호사협회장 회의에서 일본 변호사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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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IBA 총회에 지금껏 단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는 북한 변호사들의 참여 여부도 변수로 꼽았다. 통일부를 통해 이미 북한의 조선중앙변호사협회에도 공문을 보낸 상태다. 이 회장은 “북한도 가입된 아시아태평양변호사협회(로아시아)를 통해 북한의 참석도 요청하고 있는데 오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 하나로 움직이는 나라인 만큼 행사 전날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오게 되면 비용 부담을 누가 할 것인가의 문제는 있다”며 “육로를 통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IBA 총회 준비뿐 아니라 향후 통일 시대를 대비해 법제 연구에도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법을 전공했을 정도로 남북 관계에 누구보다 관심이 높은 인물이다. 변협 북한이탈주민 법률지원 위원장을 맡았는가 하면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시절에는 통일법제특별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 회장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도 ‘남북한 영화산업 법적 규제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이다.

이 회장은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저주”라며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대륙법 체계를 따른다는 점에서 상당한 공통점이 있으니 통일법을 미리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당장 두 체제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법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통일을 가정하고 토지제도·가족제도 등에 관한 별도의 특별법들을 마련하는 것은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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