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화웨이 CEO, “지금은 미국 이기려 해”…인천상륙작전 들며 경계감도 드러내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로이터연합뉴스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가 ‘인천상륙작전’을 비유로 들며 직원들의 경각심을 고취시키며 미국에 대한 항전을 강조했다.


11일 경제 매체 신랑제경은 런 CEO의 최근 내부행사 발언 내용이 전 직원에 이메일로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이메일에 따르면 런 CEO는 화웨이가 힘든 ‘장정’에 맞닥뜨릴 수 있다면서 살아남는 것이 바로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단말 부문이 매우 빠르게 성장했을 때 이 부문 CEO인 위청둥에게 “인천상륙작전을 경계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었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일격을 당해 후퇴할 처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자사 스마트폰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쓸 수 없게 될 위기에 직면했다.

화웨이는 지난 9일 연례 개발자 대회에서 독자 운영체제(OS) ‘훙멍’(하모니)을 발표했다. 이튿날에는 이 OS를 탑재한 첫 제품인 아너(Honor) 브랜드 스마트TV를 공개했다.


단말 부문의 위 CEO는 스마트폰에서는 계속 안드로이드를 쓰겠지만 향후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 곧바로 훙멍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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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정페이는 화웨이를 전투기에 비유하면서 2차 대전 당시 총탄을 맞고 구멍이 숭숭 뚫린 채 비행하는 IL-2 전투기 사진을 다시 한 번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중점 타격 대상이었던 통신장비 부문이 4,300발의 총탄을 맞았는데도 엔진과 연료탱크가 무사하지만, 스마트폰을 위주로 한 소비자 부문은 불행히도 연료탱크가 손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관건인 생태계 구축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면서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런 CEO는 “지금은 미국과 싸워 이기려 한다”며 화웨이가 전투기에 뚫린 구멍을 모두 잘 수리하고 미국의 공격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화웨이의 통신장비 부문이 ‘상감령’(上甘嶺)에 올라 세계를 호령하게 하려 했었다는 말도 전했다.

상감령 전투는 한국전쟁 때인 1952년 10월부터 11월까지 철원 오성산 일대에서 국군과 중국군이 벌인 고지전으로, 중국은 이 전투에서 한국전쟁 최대의 승리를 거뒀다고 내세워왔다.

런 CEO는 화웨이가 확고부동한 방향과 유연한 전략전술로 “필승”의 구호를 외쳐야 한다면서 “승리는 우리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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