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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킬러' 잡는 '왼손 괴물'

류현진 시즌 12승·한미 통산 150승 달성

왼손투수 상대 1위 애리조나

7이닝 무실점으로 3전 3승

평균자책점 1.45로 더 낮춰

사이영상 레이스 독주 굳히고

亞 최초 평균자책 1위 '성큼'

팀 9대 3 승...MLB 승률 1위

다저스 류현진(오른쪽)이 12일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전 선발 등판을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 코리 시거의 축하를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연합뉴스다저스 류현진(오른쪽)이 12일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전 선발 등판을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 코리 시거의 축하를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연합뉴스




1315A25 MLB 최저 평균자책점 역대 5위 수정11315A25 MLB 최저 평균자책점 역대 5위 수정1


0.45, 0.81, 1.45.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역사적인 올 시즌을 설명하는 숫자들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0.45는 이번 시즌 애리조나전 평균자책점, 0.81은 홈 평균자책이고 1.45는 시즌 전체 평균자책이다.

애리조나는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왼손 투수 상대 OPS(장타율+출루율)가 0.845로 내셔널리그 1위였다. 그런 왼손 킬러 군단을 왼손 투수 류현진은 7이닝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애리조나는 스위치 히터를 포함, 전원 오른손 타자를 배치해 류현진을 위협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2루타 이상 장타를 아예 허용하지 않는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투구로 왼손 투수는 오른손 타자에 약하다는 통설을 비웃었다. 그는 올 시즌 애리조나전 3전 전승에 20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23일 만에 승수를 추가한 류현진은 12승(2패)을 달성, 개인 한 시즌 최다승(14승) 경신에 다가섰다. 또 프로 데뷔 13년 만에 한미 통산 150승(한국 98승, 미국 52승) 고지를 밟았다.


원정에 약한 것은 아니지만 홈구장에서 특히 강한 류현진은 홈 평균자책도 0.81까지 떨어뜨렸다. 자책점을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1912년 이후 MLB 단일 시즌 최저 기록이다. 지난 1일 콜로라도 쿠어스필드 등판(6이닝 무실점) 이후 가벼운 목 통증을 느껴 열흘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더 견고해진 투구로 홈팬들을 즐겁게 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10개만 던지고 체인지업(27개)과 컷패스트볼(22개) 위주의 투구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전체 투구 수는 단 91개였다. 5회 2사 2·3루에서 팀 로카스트로를 유격수 땅볼 처리했고 6회 1사 1·3루에서는 윌머 플로레스에게 병살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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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평균자책은 1.53에서 1.45로 더 낮췄다. 사이영상(최고투수상)이 아니면 이상한 분위기로 가고 있다. 1.45는 라이브볼 시대(공의 반발력이 높아져 타자에게 유리해진 시기)가 시작된 1920년 이후 개막 22경기를 기준으로 역대 다섯 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이다. 2005년 로저 클레멘스의 1.450 다음이다. 클레멘스는 1.87로 시즌을 마쳐 전체 1위에 올랐다. 류현진은 1.451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은 남은 시즌 8차례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예정인데 MLB 전체 평균자책 1위가 갈수록 유력해지고 있다. 2위 마이크 소로카(2.32·애틀랜타)와 거의 1점 차이가 난다. 아시아인 최초의 평균자책 1위이자 한국인 최초의 주요 부문 타이틀 수상이 기대된다.

다저스는 1회부터 저스틴 터너(투런)와 코디 벨린저(솔로)의 백투백 홈런으로 3점을 뽑는 등 모처럼 화끈한 타선 지원으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다저스는 9대3으로 이겨 MLB 전체 승률 1위를 달렸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류현진이 다저스 전설의 왼손 클레이턴 커쇼(2016년 1.69)와 샌디 쿠팩스(1966년 1.73)의 한 시즌 최저 평균자책 기록도 넘어서고 있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언제나처럼 담담했다. 그는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나 사이영상 수상은 생각 안 해봤다. 순리대로 몸 상태에 맞게 가는 게 좋다”고 했다. 류현진은 오는 18일 애틀랜타 원정에 등판할 예정이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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