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KCC, 日우위 소재 국산화 설비에 2,500억 투자

유리장섬유 세종공장 라인 증설

내달 본격 가동...생산량 두배로

엔지니어링플라스틱도 비중 높여

세계3위 모멘티브 인수 이후

실리콘 산업에서도 선전 기대

정몽진 KCC 회장이 13일 세종공장 유리장섬유 생산라인 2호기 화입식에 참석해 용해로에 불씨를 넣고 있다. /사진제공=KCC정몽진 KCC 회장이 13일 세종공장 유리장섬유 생산라인 2호기 화입식에 참석해 용해로에 불씨를 넣고 있다. /사진제공=KCC



일본이 주도해 온 소재 산업에서 KCC가 국산화를 위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나섰다. 세계 3대 실리콘 기업을 인수한 데 이어 유리장섬유 생산시설을 두 배로 늘리는 등 첨단 소재 사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CC는 세종시 전의면에 위치한 세종공장 내 유리장섬유 생산라인 2호기를 짓고 오는 9월부터 본격 생산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안전기원제와 용해로에 불씨를 심는 화입식에는 정상영 명예회장을 비롯해 정몽진 회장, 정몽익 사장, 정몽열 KCC건설 사장 등 핵심 경영진과 국내외 협력업체 대표 100여명이 참석했다.

유리장섬유란 납석, 석회석 등의 무기 원료를 혼합해 1,500℃ 이상의 고온에서 녹인 후, 작은 구멍을 통해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얇은 실 형태로 뽑아낸 제품을 말한다. 일반 플라스틱에 유리장섬유를 적용하면, 물리적 강도가 높아지고 전기 절연성이 우수해지며 치수 안정성과 내화학성을 갖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전기 △전자 △자동차 △토목건축 △선박 △풍력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된다.


그동안 유리장섬유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일본의 생산 비중이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전 세계적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에서 일본 시장 점유율은 80%로 추정된다. KCC는 바로 이 시장에서 수입 대체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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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증설된 2호기는 단일 라인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1일 생산량은 220톤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8만톤 규모다. 하루에 생산된 유리장섬유를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7바퀴(약 28만km)나 돌 수 있는 분량이다. 1호기(4만톤)의 운행이 종료되더라도, KCC는 기존보다 2배 늘어난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KCC는 이번 라인 증설을 포함해 국내 설비에 향후 총 2,5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특히 KCC의 실리콘 산업에서 선전이 기대된다. 실리콘 역시 그동안 일본이 우위를 차지했던 대표적 분야다. KCC는 올해 미국 글로벌 실리콘 제조업체인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지난해 9월 KCC는 SJL파트너스, 원익Qn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모멘티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모멘티브는 실리콘·쿼츠 업계에서 첨단기술 소재 제품을 공급하는 특수소재 전문기업이다.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와 세계 3대 실리콘·쿼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매출액은 23억3,100만 달러에 달한다. KCC의 모멘티브 인수는 한국 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반도체·자동차·화장품 등 주력 산업의 원료가 되는 핵심 소재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리콘 산업은 친환경 소재와 경량화 소재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약 2~3% 더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몽진 회장은 “이번 생산라인 증설을 계기로 주력 산업 부진과 대외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힘을 북돋울 예정”이라며 “유리장섬유와 실리콘 등 핵심 소재 산업의 확장을 통해 미래 첨단 소재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밝혔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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