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24일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가 열린 서울시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1시를 훌쩍 넘기면서 귀가 아플 정도로 웅웅 울려대는 스피커에는 이내 마그마의 ‘해야’가 흘러나왔다.
거대한 화면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조로남불’ 영상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일식집 사케’ 영상 등이 나오자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이를 지켜봤다. 이날 한국당은 10만명의 사람들이 운집했다고 추산했다.
‘바람잡이’ 역할을 맡은 배현진 서울시 송파을 당협위원장 당협위원장은 집회 참여자들이 든 희고 붉은 손피켓을 흔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집회 참여자들이 든 피켓들에는 ‘문재인은 사죄하라’ ‘조로남불 위선정권’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오후 2시. “문재인 정부는 뭐하냐”는 하소연과 함께 자유한국당이 광화문 광장에서 주최한 본 집회가 시작됐다. 사회는 전희경 의원이 맡았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맞서 대한민국을 살리자는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개별 연사의 이름은 연호하지 말아달라”며 대신 “‘살리자 대한민국’을 외쳐달라”고 주문했다.
이동식 트럭으로 이뤄진 연단에 첫 번째 연사인 김진태 의원이 “뭉치자!”를 연호하며 등장했다. “조국을 잡으러 법사위 왔다”는 김 의원은 조 후보자에 대한 국민 청문회에 대해 “자기들끼리 팬 몇 명 부르고 기자 몇 명 모아 가짜 청문회를 하겠다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특검 가자”라는 구호에 집회 참여자들은 함께 “가자”고 따라 외쳤다.
이어 등장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문재인 대통령은 분열의 대통령, 반쪽짜리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역대 최악의 빈부격차의 나라, 부익부 빈익빈의 나라가 됐다”며 “국민소득 3만 달러, 세계경제 10위권의 위대한 대한민국은 불과 2년 만에 허물어졌다”고 했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도, 시장경제질서도, 의회민주주의도, 사법권독립도, 언론자유도 모두 다 무너져 내렸다”고 덧붙였다.
집회의 분위기가 절정으로 향하자 나경원 원내대표가 상기된 얼굴로 마이크를 쥐었다. ‘폴리페서’ ‘동물의 왕국’ 등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열거한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에게 사퇴하라고 강력하게 명령하는 사람은 과거의 조국”이라며 “답은 정권교체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 황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 이 정권을 끝장내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황교안 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황 대표는 “여러분 안녕하시냐, 저는 나라가 무너지는데 안녕하지 못하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 대한민국이 무너져가고 있다. 안보·국방도 민생·경제도 무너지고 있다”며 “이게 우리가 꿈꾸던 바로 그 나라냐”고 반문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다”며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연설을 마친 황 대표가 주먹을 쥐며 “대한민국을 살릴 때까지 제가 죽기를 각오하고 앞장서겠다”고 말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손을 흔들었다. 이윽고 황 대표는 “솟아라 대한민국”이라고 말하며 거대한 망치로 연단 위에 올려진 버튼을 내리쳤다. 폭죽과 함께 붉은 애드벌룬에 4개에 매달린 플래카드가 두둥실 떠올랐다. ‘살리자 대한민국,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가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참석자들은 “살리자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함께 청와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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