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美의회도 "깊이 우려" 지소미아 종결 비판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성명

"지역안보 약화...무책임하다"

靑 "한미동맹 굳건히 유지"

아베 "국가간 약속 지켜야"

G7회의 등 활용 여론전 강화

엘리엇 엥겔(가운데) 미 하원 외교위원장./EPA연합뉴스엘리엇 엥겔(가운데) 미 하원 외교위원장./EPA연합뉴스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민주·뉴욕)이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깊이 우려(deeply concerned)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지역 안보협력을 저해하는 갈등이 고조되는데도 내버려둔 것”이라며 “무책임하다”고도 평가했다. 청와대가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하면서 “미국이 이해했다”고 밝혔음에도 미국 국무부는 물론 의회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내부적으로는 물론 주요7개국(G7) 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다자회의 무대를 한국 비판에 활용하는 등 여론전을 더욱 강화했다.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엥겔 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일 국사정보보호협정은 지역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미 동맹국 간 힘든 과정 끝에 체결됐다”며 “종료 결정을 내린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을 매우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한국의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매우 존중하고 한미동맹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면서도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시험발사 행위에 한미일 세 나라가 협력하고 있어야 할 시점에서 내려진 서울의 결정은 지역 안보를 약화시킨다”고 우려했다.


공화당 측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텍사스)도 엥겔 위원장에 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한국이 종료 결정을 발표한 직후 트위터를 통해 “한일 간 정보 공유에 대한 미래가 의심스러워진 데 대해 실망했다”며 “북한은 임박한 위협으로 남아 있으며 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협력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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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워싱턴 조야의 기류가 한국 측에 불리하게 흘러가자 일본은 국제 여론전에 더욱 힘을 쏟았다. 내부적으로 고노 다로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등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정당성 홍보에 집중하는 동안 아베 총리는 글로벌 여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G7 무대를 적극 이용했다. 아베 총리는 26일(현지시간) G7 폐막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질문을 받은 후 “불행히도, 우리는 양국 간 상호 신뢰를 해칠 조치가 (한국에 의해) 취해진 상황에 있다”며 “나는 (한국에) 국가 간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싶다”고 주장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미동맹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는 한미동맹과는 무관한 한일 간의 관계에서 검토됐던 사안”이라며 “한미 간 연합 대비 태세는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결국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이 우리의 이득을 최우선에 두고 내린 결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 등이 지소미아 종료가 미군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우려를 표한 데 대해서도 “공식 논평이 아니라 이에 대해 무게감 있게 청와대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정영현·양지윤기자 yhchung@sedaily.com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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