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한달새 ELS·DLS 발행 '반토막'

해외금리 연계 DLS 손실 위기에

홍콩H지수 불안감 확산도 한몫

ELS 이달 4.5조로 전월比 41%↓

"8월은 통상 발행 감소 시기" 견해 속

"시장위축 길게는 1년이상" 관측도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결합상품의 발행 규모가 최근 한 달 사이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이 최근 대규모 원금손실 위기에 처하자 투자기피 심리가 커진데다 다수의 ELS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가 홍콩 시위 격화로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한 달(28일 기준)간 ELS(파생결합사채인 ELB 포함)는 총 4조5,201억원이 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발행 규모(7조7,641억원)에 비해 41.8% 급감한 규모다. 올해 들어 월간 기준 발행 규모가 가장 작았던 2월(5조2,000억원)보다 더 작다. DLS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DLS(파생결합사채인 DLB 포함)는 이달 1조7,344억원 발행돼 지난달(3조1,132억원)보다 44.3% 감소했다.

이들 파생상품은 주가지수를 비롯해 원자재·금리·환율 등의 자산이 특정 시기에 사전에 약속한 구간에 있을 때 일정한 수익을 주는 상품이다. 올 들어 저금리와 부진한 국내 증시에 대안 투자처로 주목받으면서 급성장했다. ELS의 경우 4월 한 달 발행 규모만 10조원을 넘어설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독일 국채 금리를 비롯한 해외 금리에 연동된 상품이 대규모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뚝 끊어졌다. 한 증권사의 지점장은 “DLS 사태가 불거지고 난 뒤부터 투자자 관심이 줄어든 것은 물론 일선 영업직원들도 상품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을 꺼린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홍콩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위 역시 시장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ELS는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 전체의 70% 이상일 정도로 연관성이 크다. 홍콩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ELS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홍콩 지수가 상품이 손실구간으로 접어들 만큼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 아니라 정국의 급격한 변화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예측 불가능한 영역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상품을 멀리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8월이 파생결합상품의 발행 규모가 줄어드는 시기라는 견해도 있다. 증권사들이 반기 및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면 3영업일간 이들 상품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달 시장의 위축세는 훨씬 크다는 평가다. 실제 증권사들이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5월 ELS 발행 규모는 9조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관련 시장의 축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KB증권에 따르면 H지수에 연동된 ELS 상품이 대규모로 손실 위험에 빠졌던 2015년 하반기의 경우 같은 해 상반기보다 ELS 발행 규모가 37.42% 감소했고 시장이 회복되는 데 16개월이 소요됐다. 이에 파생결합상품 시장의 위축이 길게는 1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완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