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패키지를 처음 건네 받았을 때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공손하게 감싸 안게 됐다. 239만 8,000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 때문인지 출시되자마자 10분만에 매진되는 한정판의 위엄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갤럭시 폴드를 사용하는 최근 며칠 동안 주변인들에게 가장 자주 사용했던 말은 “조심해”였을 뿐이다.
갤럭시 폴드는 패키지의 크기부터 다른 스마트폰과는 차별화됐다. 약 2배 가량 큰 상자 안에는 충전기 등 일반적인 구성품 이외에도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가 포함돼있었다. 스페이스 실버 색상의 갤럭시 폴드에는 하얀색 갤럭시 버즈가, 코스모스 블랙 갤럭시 폴드에는 까만색 갤럭시 버즈가 짝지어져 있다.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는 4.6인치, 펼쳤을 때는 7.3인치의 크기로 사용할 수 있다. 접었을 때 스크린으로도 카카오톡 메시지부터 지도 위치 확인, 포털사이트 검색까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스크린의 크기가 작아서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순 있지만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한 손으로는 손잡이를, 다른 한 손으로는 갤럭시 폴드를 들고 사용하기엔 안성맞춤 크기였다.
갤럭시 폴드의 진가는 펼쳤을 때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태블릿보다는 작지만 일반 스마트폰보다는 큰 7.3인치 스크린은 영상을 보든 웹툰을 보든 더 큰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다만 갤럭시 폴드의 메인 디스플레이가 정사각형에 가까운 4.2대 3의 비율인 만큼, 16:9 비율의 일반적인 영상을 재생했을 때 위·아래 검은 여백이 생기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갤럭시 폴드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나오면 꽉 찬 화면의 영상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100만대 미만의 적은 물량만 출하되는 갤럭시 폴드를 위한 영상이 얼마나 나올지는 의문이다.
접었을 때 커버 디스플레이와 펼쳤을 때 메인 디스플레이간 ‘앱 연속성’은 매끄럽게 이뤄졌다. 커버 스크린에서 지도를 확인하다 펼치면 곧바로 직전에 확인하던 지점이 이어져서 보이고 카톡 메시지를 본 뒤 펼쳐서 즉시 큰 화면에서 답장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는 왜 폴더블폰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는 기능이다. 갤럭시 폴드에선 3개의 애플리케이션까지 동시 구동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멀티태스킹을 이용해 본 경험이 부족해 처음엔 손이 가지 않았지만 일단 적응한 뒤엔 스마트폰 사용이 훨씬 편리해졌다. 가령 예전에는 유튜브로 영어 영상을 보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상을 멈추고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을 한 뒤 메모장을 실행시켜 적어놓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갤럭시 폴드로는 영상을 재생시키면서 실시간으로 단어 검색과 메모를 한 스크린 위에서 할 수 있었다.
반면 가장 큰 단점은 메인 디스플레이 가운데 절반을 가로 지르는 주름이다. 검은 바탕일 때는 더 또렷하고 흰 바탕일 때는 다소 흐릿하지만 어떤 각도에서든 주름은 보인다. 손으로 만졌을 때도 다소 울퉁불퉁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주름이 얼마나 신경쓰이느냐는 사용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주변의 어떤 이는 “너무 잘 보인다”고 평가했으며 또 다른 이는 “의외로 깔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단점이자 장점은 첫 폴더블폰이다보니 주변의 관심을 끌기 쉽다는 점이다. 지하철에서 접었다 펼치는 순간마다 여러 개의 눈동자가 함께 따라 움직였으며 길을 지나가다 갑자기 “그거 폴더블폰 맞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반대로 식사자리나 술자리에선 괜스레 슬쩍 먼저 꺼내보이기도 했다. ‘인싸(인사이더)’이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