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084990) 임상3상 결함 등으로 인해 지난 1주일 사이 코스닥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 코스닥 주식거래에 나서는 투자자는 여전히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이 악재를 딛고 곧 반등할 거라는 데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같이 ‘빚내서 투자하는’ 행태가 코스닥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코스닥 내 신용거래융자액은 20일 4조8,682억원 대비 482억원 증가한 4조9,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 대비로도 58억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일정 증거금을 받고 주식 거래에 쓸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통상 신용거래융자는 코스닥 지수에 후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코스닥 지수는 지난 20일 649.07에서 27일 626.93으로 3.5% 줄어들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점유하던 헬릭스미스의 임상3상 결과가 미뤄지며 11위까지 떨어지며 바이오 부문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닥 시장에 여전히 ‘레버리징’ 심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한 달 사이 코스닥이 계속 오르면서 신용거래융자를 받은 투자자들의 담보 여유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닥 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달 12일 4조2,365억원에서 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늘어났다. 코스닥 지수가 같은 달 6일 540.83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상승세를 탄 데 따른 것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신용거래는 보유한 돈의 두 배 가량을 주식으로 구매하는 것”이라며 “한 달 사이 코스닥이 오르면서 신용을 쓸 여유가 더 늘어나면서 ‘신용으로 물을 타는’ 행태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만일 코스닥이 하향세로 전환할 경우 신용거래가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사에서 신용거래융자 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용거래는 레버리지를 지는 만큼 손해액도 커 손실폭이 더 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일 코스닥이 하락세로 들어설 경우 신용거래융자가 추가 하락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