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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위암 예방하려면 헬리코박터균부터 잡아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대개 10세 이전에 사람의 위장 속에 들어와 위 점막에 20~50년가량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로 인한 위 림프종, 위축성 위염은 장상피화생·위선암을 일으키는 범인으로 밝혀져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994년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우리나라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이 높지만 과거에는 위·십이지장 소화성 궤양, 낮은 등급의 위 말트(MALT) 림프종이 발생했을 때만 헬리코박터균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하지만 지금은 조기 위암으로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 특발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 환자도 건보 적용을 받는다. 환자가 원하거나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위축성 위염이 있거나 위선종으로 내시경치료를 받은 경우에도 본인 부담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에 대한 두 가지 진단 방법(요소호흡검사와 항생제 내성검사)에 대해서도 건보 적용이 확대됐다. 요소호흡검사법은 금식 상태에서 약을 먹고 날숨을 길게 불어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분해된 약 성분을 질량분석법으로 측정한다. 비교적 간단하고 내시경 검사 없이 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조직검사를 통해 헬리코박터 감염을 판정할 경우 출혈 위험이 높은 위·십이지장궤양 환자, 항응고제·항혈전제를 중단할 수 없는 고위험 심뇌혈관질환, 간경변증, 혈액투석 중인 만성 신부전증, 특발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 환자 등에 대한 요소호흡검사가 추가로 건보 적용대상이 됐다. 본인이 원할 경우 본인 부담으로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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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검사는 내시경으로 위 조직을 조금 떼어내 헬리코박터균의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해 감염 여부와 항생제 내성을 검사한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치료로 치료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위내시경검사를 하는 한국의 위암 검진은 위암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헬리코박터균을 박멸해 위암을 예방해야 할 때다. 정부도 관련 치료를 폭넓게 허용했다.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넌다’는 말처럼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며 적극적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을 치료해 간다면 위암 발생률은 반드시 줄어들 것이다. /이상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상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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