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글로벌현장]'영원한 봄의 나라' 새로운 봄을 꿈꾼다

홍석화 주과테말라 대사

과테말라 36년간 내전 고통 딛고

중남미 중심국가로 새로운 도약 박차

한국과 개발사업·문화교류도 왕성

韓기업 활발한 진출로 협력 확대를

홍석화 주과테말라대사홍석화 주과테말라대사



중미 북부에 위치한 과테말라는 연중 20도 전후의 쾌적한 날씨를 즐길 수 있어 ‘영원한 봄의 나라’로 불린다. 예로부터 이 지역에는 다양한 문명이 꽃을 피웠으며 기원전 2000년부터 16세기까지 융성했던 마야문명은 뛰어난 건축·수학·천문학 기술로 유명하다. 과테말라 국민은 아직도 마야의 후손이라는 데 큰 자부심이 있으며 23개 원주민 언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등 전통문화 보존에 힘쓰고 있다.

1821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과테말라는 한때 온두라스와 코스타리카를 아우르는 중미연방공화국의 중심국가였으나 1843년 연방이 해체되면서 현재의 영토를 영유하고 있다. 20세기 들어 경제적 독립에 관한 좌우대립이 무력충돌로 이어지면서 1960년부터 36년간 긴 내전의 고통을 겪었다. 20만명 이상 숨진 것으로 알려진 내전은 과테말라 국민의 가슴속에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1996년 평화협정 체결 이후 집권한 민주정부들은 빈곤·부패·치안 문제 해결 등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에는 연평균 5~6%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뤘고 해외 자본 또한 활발히 진출하면서 중미의 경제 대국이자 역내 통합을 주도하는 중심국가로 성장했다.



1990년대부터 과테말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현재 섬유분야를 중심으로 150여개 회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총수출액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과테말라의 수출 및 제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약 7,000여명에 이르는 우리 동포들은 과테말라의 경제·사회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누구보다 앞장서 피해복구에 나서고 있다.


올해 8월 대통령에 당선된 쟈마테이는 마야문명의 주인이자 중미 중심국가로서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기 위한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환경 조성과 인프라 개선, 다국적 마약 조직 척결, 경찰 역량 강화, 빈곤 감소를 위한 소액대출 제도 신설, 창업 교육, 국경 지역 개발협력 등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과테말라의 재도약을 응원하기 위해 교육·보건·치안·농업·기술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활발히 진행했다. 아직 우리의 사업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작지만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경험과 기술은 과테말라 국민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올해 5월 우리 전자정부사절단이 과테말라 공공기관의 효율성 및 투명성 강화 포럼을 실시했고, 에너지협력대표단은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양국 간 문화교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과테말라시 한인타운 중심가에 ‘서울로’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5월 서울로 5주년을 기념해 서울시가 비보이 공연단을 파견했고 7월에는 국악그룹 ‘퀸’이 과테말라 국립극장에서 2,000명의 관객에게 역동적이고 화려한 우리 국악을 선보였다. 또 4월부터 한국영화들이 여러 도시에서 순회 상영되고 9월부터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과테말라 전역에 방영되고 있다.

혹독한 겨울을 지나 새싹을 틔우고 봄꽃이 만개하기까지는 인고의 시간이 요구된다. 내년 1월 출범할 쟈마테이 정부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과테말라가 중미 최대 국가로서의 정치·경제적 토대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도약을 꿈꿀 자격은 충분하다. 빈곤·부패·치안불안으로 고통받은 겨울이 길었던 만큼, 이 땅에 찾아올 봄은 유달리 따뜻하고 반가울 것이다. 이 영원한 봄의 나라에 우리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해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열어주기를 고대한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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