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프랑스 북부 로렌 지방의 작은 소도시 에일랑주. 탈공업화 바람이 불면서 철강산업의 중심지로 손꼽히던 제철소 용광로가 완전히 작동을 멈추고 도시는 졸지에 실업자만 가득한 폐허로 변한다. 절망감만 가득한 곳에서도 청소년들은 각자 희망을 품고 성인이 되어간다.
지난해 공쿠르상 수상작인 ‘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은 가상의 프랑스 소도시를 배경으로 15살 청소년들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가난과 불신, 불만만 팽배한 곳에서도 아이들은 변함없이 자라고 청소년들은 점점 어른이 되며 모두 새로운 삶을 꿈꾼다. 책은 청소년들의 성장을 통해 프랑스인과 이민자의 갈등부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갈등, 노년층과 청년층의 갈등, 회사와 노조의 갈등, 파리와 지방의 갈등, 남편과 아내의 갈등 등 프랑스 사회가 지닌 모든 종류의 갈등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책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2년 간격으로 구성된 목차를 록그룹 너바나(Nirvana), 건즈앤로지스(Guns N‘ Roses) 등 당시 젊은 층을 상징하던 노래 제목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40대가 된 프랑스인들의 청춘 추억을 소환하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의 1990년대 이야기이지만 같은 시기를 살았던 독자라면 누구든 작가가 말하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다. 동시대 한국 청춘의 모습과도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이다.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