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4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떨어지면서 경제 사령탑들도 “올해 2% 성장 달성이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1%가량 올라야 달성 가능한 목표치인 만큼 사실상 ‘1%대 성장’을 시인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2% 성장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하여튼 좀 우려하는 바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4·4분기에는 정부의 재정 노력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 성장이 어렵고 1%대 성장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4·4분기에 GDP가 전 분기 대비 0.97% 정도 증가하면 성장률 2%를 달성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2% 이상 성장을 달성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월·불용을 최소화해 재정이 제대로 집행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3·4분기에 기업으로 치면 ‘어닝쇼크’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만큼 2%대 성장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연간 성장률이 2%를 넘지 못한 것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지난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등 세 차례뿐이다.
홍 경제부총리는 ‘과거 한국의 성장률이 2%를 밑돌았을 때는 일종의 급성 질환이어서 강력한 대응책으로 쉽게 회복했으나 지금은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대외여건 악화, 경제체질 약화가 모두 합쳐진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격’이라는 김 의원의 지적에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향후 정책 대응의 초점을 ‘수출 촉진’에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3·4분기 수출의 성장 기여도(1.3%포인트)가 (1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게 그나마 수출 물량이 늘어난 덕”이라며 “연말까지 수출이 늘도록 최대한 수출 촉진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경기 하방 기세가 커서 금리를 두 차례 내렸고 앞으로도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정책을 운용하겠다”며 “완화 정도가 어느 정도냐는 앞으로의 상황을 보고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