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국내 인터넷(IP)TV와 케이블TV의 대형 인수합병(M&A)을 승인하면서 국내 방송·통신 사업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고됐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주식시장에서는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가 국내 방송·통신 시장의 개편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SM C&C(048550)와 화이브라더스코리아는 각각 4.79%, 2.69% 오른 1,750원과 2,6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콘텐츠 기업인 초록뱀(047820)과 NEW(160550)도 각각 1.03%, 0.49% 오른 1,465원과 4,085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콘텐츠 종목 중 대형주로 꼽히는 스튜디오드래곤(253450)과 제이콘텐트리(036420)는 장 초반에만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승인을 두고 방송통신시장의 유통과 투자 구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경쟁은 서비스 차별화보다는 보조금 지급 등 마케팅비용을 통한 가입자 유치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번 M&A를 통해 3사를 중심으로 시장환경이 재편되고 규모의 경제가 구현된다면 마케팅에 투입되던 비용 역시 콘텐츠 투자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M&A 승인으로 자체제작은 물론 외주제작에도 관련 투자가 늘면서 장기적으로 콘텐츠 업종 전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이콘텐트리 등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OTT향 매출은 이미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OTT 간 경쟁구도 형성과 국내 콘텐츠의 품질 개선이 더해질 경우 OTT향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는 넷플릭스향으로 ‘보좌관 시즌 2’ ‘나의나라’ 워너 재팬향으로 ‘초콜릿’ 판권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고 이외에도 ‘멜로가 체질’ ‘나의나라’ 등이 선전하면서 국내외 주문형비디오(VOD) 유통 수익이 안정적인 오름세에 접어들었다”며 “멀티 OTT 체제에서 판가 인상과 제작 규모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콘텐츠 기업의 경우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매출원가구조 역시 개선 중인 종목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꼽힌다. KB증권은 “KNN, THE E&M, 키다리스튜디오(020120) 등은 매출감소 없이 원가구조가 개선 중이며 스튜디오드래곤, JYP Ent, 제이콘텐트리 등 역시 매출성장률이 상위권인 종목으로 고성장에서 고효율로 기업이 발전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