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 계획이 확정되자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껑충 뛰었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화장품주가 재주목을 받는 양상이다.
29일 한국화장품(123690)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8,010원)보다 가격제한폭(29.84%)까지 오른 1만400원에 마감했다. 이외에도 한국화장품제조(003350)(21.38%), 코리아나(027050)(16.69%), 토니모리(214420)(12.26%), 제이준코스메틱(025620)(6.21%), MP한강(219550)(4.74%), 에이블씨엔씨(078520)(3.34%) 등 다수의 화장품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화장품주의 강세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중 외교부는 전날 왕 국무위원이 다음달 4~5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왕 국무위원의 방한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이후로 처음이다. 이에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다소 정상화 단계를 밟고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방문이 늘어나면서 화장품 매출이 증가하는 등의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들 종목을 강세로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나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한령 해제가 실제 단체관광객 회복 등 구체적 조치로 연결된다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밸류에이션 회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 적지 않다. 중국 화장품 시장 내에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올라가는 등 경쟁이 치열해져 종목별 차별화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성장하면서 국내 중소형 업체들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치러야 하는 경쟁이 과거에 비해 크게 치열해졌다”면서 “결국 수요가 살아나야 추가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나 연구원도 “화장품 업종에 대한 실질적 영향은 업체별로 다를 것”이라면서 “중국 내에서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 등 일부 브랜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