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잠시 내림세를 보였던 팔라듐 선물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국제해사기구(IMO) 2020 시행으로 선박업체들의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팔라듐의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팔라듐 선물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 역시 상승곡선을 계속해서 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주식시장에서 ‘KBSTAR 팔라듐선물(H)’의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5% 오른 1만1,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팔라듐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 9월24일 상장된 후 주가가 12.9% 올랐다. 국내에서 팔라듐을 다루는 ETF는 이 상품이 처음이다.
팔라듐 가격 역시 꾸준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NYMEX에서 팔라듐 선물가격은 6일(현지시간) 트로이 온스당 1,852.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올해 1월1일(현지시간) 종가에 비해 54.3% 오른 액수다. 같은 기간 금(14.1%), 은(6.9%), 백금(12.1%) 선물에 비해 상승세가 뚜렷했다. 10월까지 트로이 온스당 1,700달러 후반을 기록하다 11월 들어서는 1,600달러대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이후 11월 말 들어서 다시 반등했다.
팔라듐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초과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팔라듐은 매연 저감장치 촉매제로 주로 쓰이는 금속이다. 이에 올해 말과 내년 초부터 유럽과 중국에서 본격화되는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와 관련해 자동차 촉매제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은 올 10월부터 새로운 자동차 배기가스 테스트를 시행하기 시작했으며 중국 역시 내년 6월부터 유럽·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자동차 배출규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더구나 IM0 2020 시행으로 선박용 촉매제에 대한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금융시장에서는 팔라듐의 가격 상승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백금 촉매변환기로 바꿀 것이라는 데 더 무게를 뒀지만 여전히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팔라듐 촉매변환기를 쓰고 있다”며 “초과수요에 대한 우려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여 팔라듐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